지난 17일(금) 미국 뉴욕시의 ‘2017 세계 여성기업인 대상(Stevie Awards For Women in Business)’에서 서울특별시 송파구가 ‘여성친화도시’의 모범적인 운영으로 ‘올해의 기업’ 부문에서 동상을 받았다. 송파구의 수상으로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정부와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역 여성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본지 기자는 여성을 위해 여성친화도시를 운영하고 있는 송파구에 방문했다.
 

송파구, 여성을 위한 공간을 열다
송파구는 2014년부터 여성의 능력개발과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송파구시설관리공단 산하의 송파여성문화회관에선 전문가 과정, 자격증 취득, 재취업 유망직종 관련 프로그램 확대로 여성의 전문적인 교육을 지원한다. 본지 기자는 지난 24일(금) 다양한 교육을 통해 삶의 활력을 찾은 여성들을 만나기 위해 송파구 송파동에 위치한 송파여성문화회관을 찾았다.

송파여성문화회관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6층의 규모로 ▶송파시니어복합문화센터 ▶송파여성문화회관 ▶송파구 평생학습원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송파여성문화회관은 지하 1층과 2층, 지상 3층에서 여성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현재 송파여성문화회관의 수강생은 총 8만여 명에 달하며 능력개발과 문화교양으로 나눠진 약 340개의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송파여성문화회관의 입구에선 수업에 늦지 않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여성들을 볼 수 있었다. 9시라는 이른 시간에도 강의실은 수강생들로 가득했다. 플루트, 꽃꽂이 강좌들의 문화교양 강좌부터 컴퓨터, 어학 강좌의 능력개발 강좌까지 다양한 강좌가 진행되고 있었다. 3층의 입구엔 수강생들이 강좌를 수강하면서 만든 수묵채색화, 캘리그래피(Calligraphy), 일러스트 등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수제비누와 옷 등을 판매해 여성들에게 창업의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요리교실’에서 진행하는 ‘반찬밑반찬&한정식요리’ 강좌의 수강생은 40세 이상의 중년 여성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반찬밑반찬&한정식요리 강좌를 수강하는 이영역(여·64) 씨는 “퇴직 이후 수강하기 시작해 현재 6년째 수강 중이다”며 “덕분에 요리 실력이 늘어 만드는 요리마다 식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반찬밑반찬&한정식요리 강좌를 진행하는 박정자 한국전통발효식품협회 전문위원은 “수강생들은 나이나 성별에 제한받지 않고 배우고 싶은 내용의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며 “송파여성문화회관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강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파여성문화회관은 특히 경력단절여성의 취·창업을 돕기도 한다. 송파여성문화회관 2층엔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는 경력단절여성에게 적성 분석, 심리치료를 지원해주며 취·창업의 모든 과정을 일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문 교육훈련기관의 역할을 한다. 장동석 송파구시설관리공단 여성문화회관팀 차장은 “송파여성경력이음센터는 경력단절여성이 새로운 직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취·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여성들이 교육훈련기관에서 교육을 받아 사회에 공헌하는 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요구에 반응하다
송파구는 2016년 여성친화도시에 선정되기 이전부터 여성을 위한 사업들을 계획했다. 여성 능력개발과 경제활동 지원, 임산부와 가임기 여성의 건강 보장 등을 위한 시설과 사업을 마련한 것이다.

송파구는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송파구 여성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송파구 여성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등 총 6개의 헌장을 포함해 ‘송파구 여성안정헌장’을 선포했다. 이에 송파구는 여성을 대상으로 발생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골목과 주택 배관, 공중 여성화장실 등에 안전망을 구축했다. 절도와 성폭력 예방을 위해 주택 배관에 물로 잘 지워지지 않는 특수형광물질을 도포한 것이 그 예다. 또한, 공중 여성화장실에서의 안전을 위해 비상벨을 설치하고 송파경찰서와 연계해 공중 여성화장실 주변의 순찰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여성을 위한 송파구의 다양한 사업으로 작년 12월 송파구는 여성친화도시에 새롭게 선정됐다. 형은자 송파구청 여성보육과 여성정책팀 주무관은 “송파구는 ‘언제나 안전하고, 누구나 여유롭고, 더불어 행복한 송파’를 구정목표로 삼아 여성을 위해 힘써왔다”며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을 위한 사업을 조성할 수 있는 추진동력을 인정받아 여성친화도시에 지정됐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송파구에선 ‘송파, 여성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집담회를 열었다. 집담회엔 전업주부, 기업인, 장애인 등 100여 명의 여성이 참석해 여성을 위한 정책을 건의했다. 작년에 발간된 송파구 *성인지 통계자료와 집담회의 의견을 조합해 여성친화도시 5개년 계획의 세부내용을 선정했다. 5개년 계획의 목표는 ▶성 평등 정책 추진기반 구축 ▶여성의 경제 사회적 참여 확대 ▶지역사회의 안전 증진 ▶가족친화환경 조성 ▶여성의 지역사회활동역량 강화다. 형 주무관은 “송파구가 여성친화도시로서 여성과 아동, 가족, 지역주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를 조성할 수 있도록 여성친화도시 5개년 계획의 6가지 목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송파구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송파구 성인지 통계집을 발간하고 지역 맞춤형 여성 일자리를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형 주무관은 “주민들이 직접 겪은 불편함이나 불안 요소들을 건의할 수 있도록 여성친화도시 구민참여단을 모집했다”며 “여성친화도시로서 여성이 요구하는 점들을 개선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친화도시의 지위는 5년간 유지된다. 송파구는 5년 후 여성가족부에게 5년간의 여성친화도시 운영에 대해 검토 받아 다시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형 주무관은 “송파구는 여성의 능력개발과 경제활동을 지원하면서 여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5년 후 여성친화도시에 다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여성친화도시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여성친화도시로서 송파구는 지역발전과정에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해 부족한 점을 채워가고 있다. 형 주무관은 “여성의 권익 향상과 성 평등 문화를 실현하는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며 “여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와 모든 지역주민이 함께 행복한 송파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파구뿐만 아니라 현재 전국 76개의 도시가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돼 여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한다. 여성친화도시는 지역사회에서 여성에게 동등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성 평등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성인지 통계자료: 보건, 인구, 가족 등 여러 분야의 빅데이터(Big Data)를 남성과 여성을 분리해 각각의 통계지표를 나타낸 자료.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