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행]

일본 최고 국보 중 하나 몸체에 6개의 가지가 붙어 있는 독특한 모양을 한 칼 칠지도 칼의 양면에는 총60이어서 가지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그 글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백제의 왕이 왕세자를 통해 왜왕에게 칼을 전달하니 후세까지 전승하고 보여주라' 칠지도를 전달한 백제의 왕은 누구였을까?

그는 바로 근초고왕이라고 현재 역사학계에서 추측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바로 왜왕에게 하사한 물건이라는 것이다. 이것으로 백제가 일본에 준 영향력이 매우 절대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현재 일본 천황의 몸속에는 백제 왕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은 일본 천황이 스스로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실이다. 이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고대 일본이 백제와 얼마나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었는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백제 최고 전성기를 이룩한 근초고왕은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천하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매우 고대시대에서는 선진적인 생각을 하는 군주였다.

중국과 일본을 중계하는 해상무역을 장악하였으며 칠지도를 통하여 백제가 일본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마련해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증거가 바로 칠지도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칼의 명문에는 백제왕의 '말'을 극존칭인 '성음'이라고 표현한 데 반하여 상대방인 왜왕에게는 높임말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근초고왕이 제후국인 왜왕에게 하사했다는 칠지도는 칼이라는 상징성이 가지고 있는 무력의 의미와 제사장의 성격인 신성함이 내포되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고대국가에서 칼은 그 신성함이 왕의 권위와 권력을 표현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현재 일본이 칠지도를 국보로 지정한 것도 사무라이의 나라, 검의 나라였던 일본이 백제의 예술적이고 독보적인 칠지도의 아름다움을 인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고대국가 일본은 한반도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놓여있을 수밖에 없는 타고난 후진국이었다.

그러나 내가 더욱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 국민이 그다음에 어떻게 살아왔고 발전했느냐가 더욱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대시대에는 비록 일본이 문화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후진 국가일 수 있지만, 그 이후 일본은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분단된 나의 조국 한국이 백제 근초고왕의 칠지도를 통해 한국인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보다 신성하고 강력한 나라 백제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칠지도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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