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무심코 하늘을 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동안 무엇이 그렇게 바빴었는지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는 하늘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습니다. 하늘을 보는 잠시의 여유도 없을 만큼 저의 고개는 앞을 바라보기에 급급했었나 봅니다. 학보사 퇴임을 앞두고 저의 손이 닿은 마지막 신문 작업을 했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었지만 사실 매주 신문을 발행해야 하는 의무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데, 기쁨보다는 슬픔을 더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닐 도널드 월쉬(N. D. Walsch)는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 ‘삶은 발견의 과정이 아니라 창조의 과정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내려 애쓰지 말고,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지 판단하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학보사에서 지난 5학기 동안 제 자신의 삶을 재창조했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에 대해 자문하기도 하고,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벽 앞에서 암담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굳이 내가 누구인지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는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삶과 역사의 현장을 담아내는 그릇, 기자’ 저는 이런 꿈을 꿉니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살피고 기록으로 남기는 당당한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자신감과 열정으로 무장하고 어디에서든 필요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가장 싫어했지만 국민들에게는 가장 신뢰받았던 기자, 헬렌 토머스처럼 저 역시 할머니 기자가 돼서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힘쓰는 기자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전쟁 상황을 보도하기 위해 기자가 됐다는 어느 기자처럼 지구촌의 언론인이 돼 책임을 완수하겠습니다. 저는 이런 꿈을 학보사에서 꾸었습니다.


얼마 전, 한 방송사의 드라마가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종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말로는 소중하다고 되뇌면서도 일상에 쫓겨서 잊고 사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였습니다. 해당 드라마의 담당 PD는 홈페이지에 ‘이 드라마는 나의 삶에, 타인의 삶에, 우리의 삶에, 이름 모를 풀꽃들에, 새들에, 그들에게 무릎 꿇고 바치는 작은 헌사이다. 고맙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저 역시 열심히 살아온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보람과 행복을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지인들에게, 이 모든 것을 함께 한 우리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