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방학을 맞아 버스를 타고 집에 가던 중 대형 화물트럭을 봤다. 트럭의 옆면엔 수려한 글씨체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여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를 차에 직접 기재할 때 차 주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괜히 생각이 많아진다. 당연한 이야기를 당당하게 외쳤음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부정당하는 오늘날, 당연했던 우리의 진실은 거짓에 둘러싸여 이제는 당연하지 않게 왜곡된다.

인지에 머무르지 말고 더 나아가야 함을 알지만, 실천하기가 어렵다. 독도의 소유권, 일본군‘위안부’, 남녀차별 등 많은 문제 상황 중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가 적극적으로 노력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누군가가 공론화시켜 주최한 행사엔 참여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자신이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썼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태도들이 모여 당연히 해결돼야 할 수많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연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상황들이 있기에 우리는 인지에만 머무르고 있으면 안 된다. ‘당연함’이 주는 안일함 속에서 벗어나야 한다. 

본교 제2캠퍼스 신축공사의 경우도 그렇다. 공사를 진행하는 목적을 학우들이 납득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사엔 막대한 예산이 투자됐다. 반면 학우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미소찬의 부실한 식단관리나 가격 인상 문제에 관해서 학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당연히’ 학교가 잘못 대응한 일이고, 학교 측의 잘못이 ‘명백’하니 굳이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아무개들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어 누구도 먼저 변화를 위해 나서지 않고 있다. 그저 ‘학교 급식 부실하지 않냐’ 혹은 ‘제2캠퍼스 신축공사 왜 하는지 알 수 없다’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에 댓글을 쓰는 것이 고작이다. SNS상의 댓글이 상황을 바꿀 수 없음을 알면서도 말이다.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필자 또한 이런 주제의 글을 쓸 자격은 없다. 하지만 함께 변화에 힘쓰자고 말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당연’이 주는 인지적 영역과 안일함에 구속당할 것이 아니라 이를 뚫고 나아가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적은 노력과 수고가 모여 커다란 성취를 이루며 발전하는 모두가 되기를 희망한다.

손세린(영어영문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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