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지난 3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과기대) 방송국(The Seoul Tech Press and Broadcasting System, 이하 STBS) 실무국장은 학교 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면직 통보를 받았다. 학내 언론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문 발표 12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STBS는 학내 비리를 보도한 과기대 신문사의 신문을 학교 측에서 강제 수거한 사건에 대한 보도를 한 바 있다. 과기대는 해당 영상의 송출을 중단시켰고, STBS는 언론 탄압을 규탄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학교 측에서는 학내 언론은 교내 홍보 기사만 작성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며 성명문을 발표한 STBS 국장에게 면직을 통보했다. 또한, 학생 기자가 학내 비판보도를 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학교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도는 가급적 삼가야 하기 때문에 그간 영상 송출에 대해 검열을 해왔다고 밝혔다. 대학 언론의 역할은 학교 홍보일까? 비판 보도는 학교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일까?

문제가 됐던 과기대는 비판 보도가 학내 분열을 야기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 언론이 학내 비판 보도를 하는 것은 견제적인 시각 확립과 비판적인 발전을 위해서지 결코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대학 언론은 학내 구성원들의 공론의 장이기 때문에, 이를 억압하고 검열하는 것은 오히려 진정한 발전을 저해하고 학교 스스로 도태되는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홍보성 보도는 학교 발전에 탁월한 도움을 주지만 비판 없는 홍보는 오히려 더 큰 손실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대학 언론의 탄압은 비단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많은 대학에서 대학 언론의 자치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대학 언론에 작용하는 이같은 외압은 STBS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대학 방송국은 ‘자치’언론이라는 세칙과 동시에 ‘주간 교수, 혹은 담당 센터(산하기관)의 검열을 받는다’는 모순적인 세칙이 함께 제정돼있다. 대학은 학교의 과오를 은폐하기 위해 학내 언론 및 학생 언론인들을 제재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학내 사건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하는 대학 언론은 하나의 독립된 기관이지, 억압하고 검열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학내 언론 발전의 저해는 곧 학교 발전의 저해와 직결되는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학생 기자가 학교의 병폐를 고발하는 것은 개선점을 모색하고자 함이지 결코 학내 분란을 조장하고자 함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인지해야 할 것이다. 조잡한 상부의 판단이 하루빨리 잡혀 대학 자치 언론의 기틀이 바로 세워지기를 바란다.

여도현 (한국어문15)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