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캠퍼스 내에서 노조 집회 열려

집회 둘러싼 입장은 관계자마다 달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이하 서경지부)의 숙명여대분회에서 지난 17일(금), 20일(월), 21일(화) 세 차례 본교 제1캠퍼스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여자들의 요구사항은 크게 ▶경비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해소 ▶보안실장 교체 ▶미화 노동자 반장 제도의 철폐였다. 현재 해당 요구 사항들에 대한 관계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본교에 제기된 노동자와 학교 사이의 소통 문제에 대해, 본교는 법이 허용하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본교 김준호 총무구매팀 과장은 “현행법상 학교가 용역업체의 노동자에게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면 법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용역업체 측에 논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21일(화)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학우들이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받은 서명은 총 2,093개로 대학원생 및 졸업생의 서명도 포함돼 있다. 서명운동을 기획한 곽세정(아동복지 15) 학우는 “집회와 관련해 서명운동으로 도움을 보태고자 하는 학우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상황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비대위에 최대한 협조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인지(작곡과 17) 학우는 “민주노총 측과 한국노총 측에서 주목하는 쟁점이 서로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두 노조가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본교 캠퍼스 내에서 일어난 이 사안에 대해 지난 21일 학교 본부의 입장을 촉구했다. 이에 22일 오후 4시 반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학교의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본교 안민호 사무처장을 비롯한 학교 본부 관계자와 임 보안실장, 김대환 타워 팀장이 참석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은 집회와 관련된 상황을 정리해 본교 공식 커뮤니티 SnoWe에 공개할 예정이다. 본교 조지우(의류 15) 비대위원장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집회 주최 측에서 주장한 경비 노동자의 고용불안에 대해 경비 용역업체와 본교는 집회 주최 측과 입장이 다르다. 집회에서 배포된 전단지에는 ‘경비 노동자들이 3월 30일(목)에 용역업체와의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경비 용역업체 ‘타워’와 *원청회사 ‘에스원’ 간의 계약 만료 기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지난달 경비 노동자에게 계약 만료 통지가 전달된 바 있다. 본교 김준호 총무구매팀 과장은 “본교에서 근무하는 경비 노동자들은 경비 용역업체가 교체돼도 정년인 70세까지 본교에서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집회 참여자 측에서 요구한 보안실장 교체도 논란이다. 집회 측은 타워 본사에 소속된 임균혁 보안실장이 이직하지 않으면 타워와의 계약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득용 민주노총 숙명여대분회장은 “임 보안실장이 노동자와 소통하지 않으며 일부 경비 노동자를 차별적으로 대우한다”고 말했다. 이에 임 보안실장은 “업무 처리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경비 노동자가 제출했던 경위서를 학교와 타워 본사에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논란이 미화 노동자의 된 반장 제도에 대해 미화 용역업체 ‘고암’ 소속 강한용 숙명여대 관리소장은 22일(수) 정오, 반장 제도를 폐지하고 미화 노동자를 관리할 새로운 제도를 운용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를 발표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새로운 제도가 마련되는 기간 동안 현재 반장들은 직책은 더 이상 맡지 않은 채 반장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측은 해당 결정이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반장으로 활동한 미화 노동자 6명 중 4명이 한국노총 철도사회산업 숙명여대지부 소속이다. 박창식 한국노총 철도사회산업 숙명여대지부장은 “반장의 업무를 계속하면서 반장으로서의 직책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장 직책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집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원청회사: 하청 업체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입찰에 응해 계약을 얻어 낸 회사. 하청 업체에 자신이 수행할 임무를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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