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교육은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이에요” 본교 문봉희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코딩 교육을 ‘사고의 틀을 바꾸는 움직임’이라 말한다.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코딩을 배우는 것은 프로그램을 만들 듯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을 연습하는 과정이다.프로그램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방송 대본, 응급처치처럼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계획들이 앞으로 진행될 일의 프로그램인 것이다. 코딩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여러 계획을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컴퓨터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을 차근차근 알려주는 코딩은 컴퓨터에 명령, 즉 코드(Code)를 준다는 표현에서 시작했다. 코딩이라는 말은 곧 컴퓨터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논리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뜻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은 컴퓨터가 하도록 사람이 계획한 일종의 일정표가 된다. 코딩은 컴퓨터가 특정한 일을 수행하도록 하는 ‘프로그래밍’과 같다.코딩은 사람의 언어와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번역해주고 양쪽의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한다. 컴퓨터가 작동할 때 사용하는 언어는 기계어로 0과 1로만 이루어져 있다. 컴퓨터를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기계어보다 사람에게 익숙한 프로그램 언어를 개발하고자 했다. 이에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모국어 대신 컴퓨터와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개발됐다. 최근에는 프로그램 언어 중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계된 ‘고급 언어’가 주로 사용된다. 프로그래밍에서 자주 사용되는 ‘루비(Ruby)’ ‘C++’ ‘자바(Java)’ 모두 고급 언어다.고급 언어는 이용자가 종사하는 분야에 따라 용도가 구분된다. 서로 다른 고급 언어를 사용해 내린 명령은 각 분야에 따라 이용자가 사용하기 쉬운 표현으로 구성된다. 명령어는 다르지만 같은 기계어로 번역돼 같은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 코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급 언어는 발전을 거듭했다. ‘스몰 베이직(Small basic)’ ‘스크래치(Scratch)’ 등은 초보자들이 재미있게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게 설계됐다.프로그래밍 언어로 이루어진 코딩의 핵심은 사람과 컴퓨터의 소통이다. 나아가 코딩은 산업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이 컴퓨터와 원활히 소통하는 연습을 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둘러싸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이는 만큼, 코딩은 분야와 분야가 소통하도록 이어주는 역할도 한다. 문 교수는 “인문학과 공학을 접목한 융합적 사고는 인문학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타인과 소통하며 논리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결을 만들어내는 것이다”고 말했다.중요한 것은 앞으로 사회가 논리를 바탕으로 소통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컴퓨터와 소통하는 방식으로 논리의 체계를 정리하고, 이를 타인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 타인과 소통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문 교수는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데 익숙해지지 않으면 타인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며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사람 간의 소통은 컴퓨터와의 소통과 같이 논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현대사회에서 의사소통과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말은 새롭지 않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소통과 최근 강조되는 소통은 그 성격이 다르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서 강조되는 소통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컴퓨터가 놓여있기 때문이다.코딩은 이러한 요구에 맞춰 사람과 컴퓨터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있다. 더 창의적으로, 더 논리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이 바로 코딩이다. 컴퓨터의 화면을 보고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은 코딩의 전부가 아니다. 이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사람, 프로그램을 작동하는 컴퓨터 모두에게 귀를 기울일 때다.<참고문헌>『Small Basic으로 시작하는 프로그래밍 기초』, 유석종 외 저,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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