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학우들, 바쁜 학업에 지쳐 휴학 선택해
휴학 기간 동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여행’으로 드러나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

“아, 휴학하고 싶다”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말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기 때문이다. 몰아치는 과제들과 시험은 대학생들에게 매학기 휴학을 고민하게 만든다.
학교장의 허락 하에 일정 기간 학업을 중단하는 것을 뜻하는 ‘휴학’, 실제로 ‘한국교육개발원’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일반 4년제 대학교 재학생들의 휴학률은 매년 조금씩 늘고 있었다. 휴학을 선택하고 잠시 교정을 떠나 있는 대학생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잠시 학교를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하고 돌아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휴학,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 필요해요

학기 중의 바쁜 생활에 지친 대학생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휴학을 택하곤 한다. 보다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자신에 대해 돌아보고, 미래에 대해 고민해보기 위해서다. 손리리(경영 12) 학우는 3학기 동안 휴학을 한 후 학교로 돌아왔다. 화교인 손 학우는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기 위해 휴학을 결정했다. 자신이 화교라는 것을 밝히면 사람들은 그녀를 중국인으로 인식했지만 정작 그녀는 중국어를 구사할 줄 몰라 본인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10개월간 중국으로 떠난 그녀는 “중국에 있으면서 행복감을 느꼈다”며 “학교를 쉬면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느껴졌다”고 말했다.

물론 복학 후 다시 시작된 학기는 다소 버겁게 느껴졌다. 손 학우는 “복학한 직후에는 다시 신입생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며 “리포트를 쓰거나 발표하는 것에 미숙해져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휴학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녀는 학교에 돌아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학업에 임하고 있다. 손 학우는 “휴학 전에는 학교를 아무런 생각 없이 다녔다면 이제는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느낌이다”며 “휴학 기간을 통해 하고 싶은 것이 명확해져 좋다”고 털어놨다.

미래를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학교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휴학을 하는 학우도 있었다. 세 차례에 걸친 입시를 마치고 남들보다 다소 늦게 대학에 입학한 김정수(산업디자인 13) 학우는 1년째 휴학 중이다. 그녀의 휴학 결정에 주변 사람들은 “졸업한 후의 나이를 생각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김 학우는 영어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을 위한 경력을 쌓기 위해 휴학 생활을 시작했다. 휴학 기간 동안 김 학우는 공모전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둬 그것을 토대로 창업을 준비하는 등 보람찬 나날을 보냈다.

여러 경력을 쌓아나가고 있는 그녀였지만 가끔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지기도 했다. 김 학우는 “늦잠이라도 자게 될 때면 괜히 조급해졌다”며 “과제를 하며 바쁘게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빨리 복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학 기간을 통해 자신의 장래희망에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는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 휴학을 추천하고 있다. 김 학우는 “휴학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휴학 생활을 마치고 복학을 하면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공모전에 나가고 싶다는 김 학우, 그녀는 “휴학 기간을 알차게 보낸 것 같아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휴학의 이유가 학교 수업을 쫓아가기 위한 부가적인 공부에 있는 학우도 있었다. 현재 1년째 휴학 중인 양주은(문헌정보 13) 학우는 3학년 여름부터 시각영상디자인학과를 복수전공하기 시작하며 휴학을 결심하게 됐다. 4학년 1학기부터 졸업 전시회 작업을 시작해야 했는데,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워 본 경험이 없어 준비에 부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휴학 때문에 졸업이 늦어지면 취직이 힘들 수 있다’는 교수님의 조언도 그녀의 결정을 바꿀 순 없었다. 양 학우는 “시간을 갖고 실력과 재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며 “전공에 대해 생각해보고 확실한 진로를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양 학우는 휴학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복수전공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는 동시에 그림과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직접 나가 벽에 그림을 그리는 ‘그라피티(Graffiti)’를 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인터넷상에 개인 페이지를 만들어 그림을 올리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는 “휴학까지 해가며 얻은 소중한 시간을 아깝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다”며 “하루하루가 아쉽고 귀중한 시간임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바쁜 학업에 지쳐 휴학을 택하는
숙명인들

학우들은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휴학을 결심하고 있었다. 본지는 이에 휴학에 대한 전체적인 숙명인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23일(수)과 24일(목) 이틀간 숙명인 5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신뢰도 95%, 오차범위 ±1.8%p)

설문조사 결과 휴학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숙명인은 전체 응답자 중 20.2%(105명)로, 학년이 높을수록 휴학한 적이 있는 학우가 많았다. ‘휴학을 해 본 경험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한 4학년 학우 중 73.4%(47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3학년이 39.2%(29명), 2학년이 11.6%(25명), 1학년이 2.4%(4명)로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학우들은 어떤 이유로 휴학을 선택했던 것일까. ‘휴학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41.9%(44명)가 ‘학업에 지쳐서’라고 응답했다. ‘스펙을 쌓기 위해’라 답한 학우는 17.1%(18명), ‘여행을 가기 위해’라고 답한 학우는 10.4%(11명)였다. 많은 학우가 학교생활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학업이 힘들어 휴학을 결정한 것이다.

‘휴학 기간 동안 무엇을 했나요? (복수 응답 가능)’라는 질문엔 40.2%(41명)의 학우가 ‘여행’을, 39.2%(40명)의 학우가 ‘자격증 취득’을 지목했다. 이와 같은 활동을 하며 휴학 기간을 보낸 후 학교로 돌아온 학우들은 대체로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었다. ‘본인의 휴학 기간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응답자 97명 중 22.7%(22명)가 10점 만점에 ‘7점’을 꼽아 가장 많았고, ‘8점’을 꼽은 응답자가 18.6%(18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 전체의 휴학에 대한 평균 만족도는 약 6.66점을 기록했다.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 ‘10점’이라고 답한 이해리(경영 12) 학우는 “휴학 기간 동안 학업에서 벗어나 원하는 것을 여유 있게 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점’을 택한 또 다른 학우인 황예나(아동복지 13) 학우도 “아무런 부담감 없이 쉴 수 있어 휴학 기간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면 ‘3점’을 꼽은 신나리(프랑스언어문화 12) 학우는 “휴학 기간 동안 여행도 하고 공부도 했지만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신 학우는 “하지만 만약 철저히 계획한 후 휴학을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숙명인 절반,
“휴학 후 여행을 떠나고 싶어요”

휴학한 경험이 있는 학우 중 일부는 다시 휴학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 휴학할 계획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휴학 경험이 있는 학우 중 22.8%(24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휴학 경험이 없는 학우 중 ‘앞으로의 휴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한 학우는 36.7%(152명)였다. ‘잘 모르겠다’고 대답한 학우는 44.9%(186명)를 기록했다. 휴학을 해본 적이 없는 학우들의 약 세 명 중 한 명이 휴학을 결심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휴학하고자 하는 학우들의 절반은 휴학 경험 여부에 상관없이 그 이유를 학업 때문이라고 밝혔다. ‘휴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응답자 전체의 49.7%(87명)가 ‘학업에 지쳐서’를 택했다. 과반에 가까운 학우들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학교생활을 쉬고자 한 것이다.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받은 계기는 ‘스펙을 쌓기 위해’로, 30.9%(54명)의 선택을 받았다. ‘기타’가 15.4%(27명), ‘금전적 부담(ex. 등록금 마련)’이 4%(7명)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학우들은 힘겨운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스펙에 대한 중압감과 같은 이유로 휴학을 선택하고 있었다. 그런 학우들이 휴학 기간 동안 가장 바라는 활동은 ‘여행’이었다. ‘휴학 기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라는 질문에 절반에 가까운 41.7%(144명)의 학우가 ‘여행’이라고 답했다. 휴학 후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 임윤지(문화관광 15) 학우는 “졸업을 위해 학교와 학원을 병행 중인데 너무 힘들다”며 “여행을 다니며 휴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연수(한국어문 14) 학우 또한 “여유를 갖고 삶에 대해 생각하며 인생을 설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여행을 통해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보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휴학 기간 동안 하고 싶은 일로 ‘자격증 취득’을 꼽은 학우가 38.6%(133명), 전공 공부를 하고 싶다고 답한 학우가 7.2%(25명)로 드러났다. 휴학 기간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는 김혜진(경영 16) 학우는 “학과 공부와 동아리 활동에서 벗어나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색다른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본교 학우들 또한 여느 대학생들과 같이 바쁘게 이어지는 학업에 힘겨워하고 있었다. 학업에 지친 학우들은 학교에서 잠시 벗어나 학교 밖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했다. 시간적 여유를 위해 휴학을 택한 학우들은 여행을 떠나거나 본인만의 경력을 쌓으며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가고 있었다. 휴학 기간 동안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 본교의 학우들, 오늘도 그녀들은 또 다른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