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새 학기가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겨울이 성큼 찾아왔다. 매서운 추위는 날씨에만 찾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에도 찾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이불 속에서 눈과 귀를 닫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신문 한 자락을 펼쳐 보았다.

신문에는 비선실세와 관련하여 본교 교수 비리 기사가 1면 크게 실려 있었다. 현 시국에서 숙명인이라면 알고 있어야 할 시안인 만큼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지나치지 않고 1면의 메인 기사로 실은 점이 퍽 만족스러웠다. 재미있었던 것은 2면의 본교 홍보 관련 기사였는데, 지하철 광고가 만족하는 홍보물 3위이면서도 불만족하는 홍보물 1위였던 점이 역설적이면서도 납득이 되는 결과였다. 설문을 통해 본교 홍보 방식에 대해 학우들이 본교를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밖에 인상 깊었던 점은 3면의 여성 관련 기사였다. 폐경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여성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이 여성의 전부는 아니다. 그 어떤 다른 이유와도 무관하게 여성은 여성이기에 여성일 뿐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기사를 보는 순간 필자도 폐경을 여성성의 종말이라고 생각했음을 깨달았다. 모순되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 번도 같이 엮어 보지 못했기에 이번 기사를 계기로 갇혀 있던 생각을 깰 수 있었다. 우리가 여성이기 때문에 무심하게 놓치고 있던 사실들을 되새기고 짚을 수 있어서 여성 관련 기사가 한 면을 차지한다는 것이 좋았다.

나라가 어수선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게 하는 소식들이 연쇄적으로 터지는 지금 이불 속에 싸여 지낼 순 없다. 필자는 부디 숙대신보가 앞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에게 아차, 하고 지나쳐버린 소식들을 알릴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바람을 싣고 숙대신보의 내일을 기다린다.
 

독자위원 임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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