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나인아, 엄마랑 인도 갈래?”

‘인도’라니, 엄마랑 단둘이! 매년 가족여행을 다녔지만 엄마와 단둘이 가는 여행은 처음이었다. 나는 여러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응!”하고 대답했다. 인도의 도시 마이솔에 사는 지인을 찾아가며 실제 인도 사람들의 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보니 인도는 예상보다 더 신기했다. 공항, 카페, 가정집 할 것 없이 변기 옆에 작은 샤워기가 설치돼 있다. 식당에선 손 씻는 곳이 화장실 외에 따로 있거나 식사 전후로 손을 씻을 수 있는 물을 가져다준다. 손으로 식사하는 문화도 인상 깊었고 의외로 좋았다. 깨끗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과 실제 인도의 모습은 달랐다. 나는 인도의 자극적인 음식도 맛있었고 손가락으로 밥을 모아서 떠먹는 방식에도 금방 적응했지만, 엄마는 한국 스타일이 더 몸에 맞아 보였다.

가족여행도 자주 다니고, 혼자 유럽도 다녀온 적이 있지만 이번 여행은 ‘엄마’와 단둘이 ‘인도’를 갔다는 점에서 더 특별했다. 2주 내내 함께한 엄마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 엄마가 나를 의지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성장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막내로 자라고 아직 학생이라는 이유로 부모님에게 받는 것이 익숙했다. 그런데 여행에서 길 찾기, 흥정하기, 호텔 프런트에 문의하기까지 내가 주도하고 있었다. 엄마가 굳이 나서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다. ‘이제는 엄마가 날 의지할 수 있구나, 내가 그렇게 어리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시시콜한 이야기부터 무거운 이야기까지 나누다 보니 엄마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가족 다 같이 있을 때는 느끼지 못 했던 것을 단둘이 있으면 느낄 수 있다. 중학생 때는 아빠와 일본, 이번에는 엄마와 인도에 갔다. 내년에는 오빠가 혼자 캐나다에 간다는데 따라가 볼 예정이다.

김나인 (소비지경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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