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숙대신보에 들어왔을 때 가장 크게 느꼈던 감정은 설렘도 희망도 아닌 혼란스러움이었다. 단순히 글을 쓰고 싶어서 들어온 숙대신보였지만 그곳에는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세상이 놓여 있었다. 기사 아이템 선정부터 기사 작성을 위한 취재원 모집까지 모든 것이 다 기자의 몫이었다. 기자의 역량에 따라 기사의 완성도도 달라졌다. 필자는 숙대신보에 들어오기 전 20년 동안 그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는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런 생활 덕에 새로운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는 것이 두려웠으며 그 방법조차 알지 못 했다. 완성도 높은 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은 있었지만 필자의 능력과 경험은 한없이 부족했다.

매주 산더미 같은 취재가 주어지고 그것을 해내기도 벅찬 나날을 보내던 중, 본지 제1323호에 실릴 '당신에게도 용기가 있나요' 기사와 '감동을 들어올린 역도여제, 장미란' 기사를 작성하는 일정이 겹쳤다. 일주일을 아무리 알차게 보내려 노력해도 두 개의 기사를 한 번에 감당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기사를 위해 고심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이 됐고 일주일 동안의 정신없는 기사 준비는 이틀 밤을 꼬박 새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완성도 높은 기사를 만들기 위한 목표와 책임감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것에 몰두할 수 있었다. 길었던 그 일주일이 필자를 둘러싸고 있었던 울타리를 벗어나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소설 「데미안」의 구절이다.

숙대신보는 필자가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준 고통과 성장의 공간이다. 매주 아이템 선정, 인터뷰, 초고 작성, 밤샘 작업, 평가회의 등으로 숨 막히도록 바쁜 일주일을 보내며 늘 새로운 도전과 갈등에 직면한다. 그 반복은 이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는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두렵다. 그렇지만 필자는 이미 하나의 알을 깨고 나온 그 여정이 또 다른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데에 있어 밑거름이 됐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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