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20대들은 모두 입을 모아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꿈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용기,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것보다 자신을 먼저 돌보기 위해 필요한 용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며 행복을 누리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지는 이 세 가지 용기를 지니기 위해 힘쓰고 있는 세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랑, 마음의 여유를 가질 용기
본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손리리(경영 12) 학우는 현재 중국인 남자 친구와 1년 반째 교제중이다. 지인을 통해 처음 남자 친구를 봤을 때 손 학우에게 그는 그저 우연히 알게 된 한 사람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녀가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간 후,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됐다. 손 학우는 그에게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됐고, 그렇게 그들은 중국에서 6개월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당시, 손 학우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만남이 힘들지라도 용기를 갖고 이별이 아닌 장거리 연애를 선택했다. “누군가를 좋아해 본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 시작한 장거리 연애지만 손 학우는 힘들 때나 보고 싶을 때마다 남자 친구를 만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감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중국과 한국을 오고가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언어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같은 현실적인 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어려움 때문에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는 없다”며 연애를 이어나가고 있다.

손 학우는 “현재는 직장인인 남자 친구가 경제적 사정이 비교적 넉넉해 주로 그가 한국으로 오는 편이다”며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러모로 쉽지만은 않은 연애지만 현재 손 학우는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사랑을 지켜나가고 있다. 그녀는 “장거리 연애는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연애를 하면서도 자기 개발을 할 수 있어 좋기도 하다”고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편, 손 학우는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심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연애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 같다”며 “여유를 갖지 못하면 혼자만의 삶을 살기에도 너무 바빠서 시간과 돈,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을 낭비라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손 학우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에 현실적인 잣대만을 갖다 댈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삶이 각박하더라도 용기를 내 여유 있는 태도를 가지고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애를 하기 위해 애써 마음의 여유를 만들 필요는 없다. 그녀는 “오히려 연애를 하면 마음의 여유와 심적 안정감도 생겨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꿈을 꾸다
현재 휴학 중인 오지혜(한국어문 15) 학우는 사회복지 분야로 진출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학창시절 교사가 되고자 했던 오 학우는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하며 스스로가 원하는 꿈이 교사의 길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교사’라는 장래희망은 타인에 의한 꿈이었던 것 같다”며 “부모님도 교사가 되길 바랐고 학창시절 당시 자주 보고 접할 수 있는 직업이 교사였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그녀는 현재 사회복지 분야의 직업을 탐색하며 본인의 꿈을 점점 구체화시키고 있다.

현재 본인만의 꿈을 갖게 된 그녀지만 꿈을 실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오 학우는 “부모님께서 사회복지 관련 분야에 진출하는 것에 반대하고 계신다”며 “그 때문에 부모님과 진로에 대한 얘기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꿈을 실현하는 것보다는 현실적 평판을 중시하는 사회의 분위기도 그녀의 의지를 방해하는 한 요인이다. 그녀는 “주위 어른들이 공무원 혹은 교사가 되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남들이 바라는 길을 따라가면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회적 시선과 주변 사람들의 조언 탓에 꿈에 대한 확신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고민하고 있었다. 미래에 안정적이고 보람 있는 직장 생활을 하길 바라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꿈을 막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오 학우는 꿈을 향한 자신의 의지를 확고히 하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기 위해 ‘꿈꿀 용기’를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다. ‘꿈꿀 용기’를 키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의 바라는 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앞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망설임을 이기고 용기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타인과 나를 비교하다 보면 끝없이 좌절하게 된다”며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 학우는 20대가 자신만의 꿈을 꾸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이며,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끈기’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이상과 목표가 담긴 꿈을 만들어낼 ‘용기’와,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놓쳐선 안 될 ‘끈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오늘도 용기와 끈기를 갖고 꿈을 꿀 용기를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진정한 나’의 빛깔을 찾기 위한 배려
본교에 재학 중인 허다인(한국어문 13) 학우는 남보다 자신을 더 생각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현재 20대에게는 배려할 여력이 없다”며 “20대들이 타인을 배려하느라 정작 자신의 정체성은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20대는 학창시절 내내 수동적으로 생활해야만 하는 체계 속에서 지냈다”며 “대학교에 와서도 대부분의 20대들은 수동적인 학교 체제와 강박에 자신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학우는 한국 사람들이 남의 시선에 집중해 ‘진정한 나’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타인을 크게 의식한 나머지 스스로를 돌보지 못 한 경험이 있었다. 허 학우는 “예전에는 자신을 포기할지라도 모든 것을 수용하려고 했고 타인에게 비판 받을 만한 말을 꺼내는 것을 꺼렸다”며 “당시에는 다른 사람의 뜻에 무조건 따라 주는 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보다 만나는 사람들을 위하다 보니 허 학우는 점차 정신적, 체력적으로 힘든 날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그녀는 한때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도 했다.

스트레스에 지쳐 있던 허 학우는 자신의 배려가 오히려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허 학우는 외부 토론 모임에서 만난 한 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자기 주장을 분명하게 말할 용기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지인은 그녀에게 ‘자신만의 생각이 없어 매력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허 학우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지금도 예전의 모습이 조금 남아 있지만 최대한 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행동하고 ‘배려하지 않을 용기’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의사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게 된 허 학우는 이제 남을 배려하려고 의식적으로 애쓰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집중하고 있다.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라는 ‘배려’의 정의 앞에 ‘나’라는 주어를 붙여야 한다는 허 학우. 그녀는 “사회가 정한 배려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사회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사회의 기준일 뿐 나의 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20대들의 다양한 빛깔로 채워졌으면 좋겠다”며 허 학우는 20대들이 자신만의 빛을 찾을 수 있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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