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은 발명의 날이다. 이를 기념해 발명단체들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은 4월 30일부터 ‘창작 지식재산 UCC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5일에는 학생발명체험마당, 발명경진대회를 열었다. 여성발명협회도 지난 2일 여성발명품박람회와 여성발명인의 우수발명사례발표 등을 진행했다. 발명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는 이때에 ‘발명’이라는 키워드로 ‘세계최초의 우리나라 발명품’과 ‘우리나라의 특허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나라의 빛나는 1등 발명품


국가 간 교류가 불가능했던 옛날에는 현재처럼 다른 나라의 발명품이나 기술이 자국에 들어오는 일이 없었다.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같은 물건과 기술이 각각 발명됐다. 이로 인해 같은 발명품을 두고 어느 나라가 먼저 발명했는지에 대한 경쟁이 일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세계최초로 발명한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눈에 띄는 발명품은 금속활자이다. 우리나라의 금속활자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활판보다 약 200년 앞섰다. 1234~1241년에 써진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은 상정예문이라는 문서를 두고 ‘금속활자로 28부 인쇄돼 여러 관청에 나눠졌다.’고 기록한다. 금속활자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당시 서적 수입국이었던 송(宋)과 치룬 전쟁이 있었다. 이후 고려는 송으로부터 서적 반입이 불가능해졌고 스스로 책을 만드는 법을 고안했다.


조선 세종 때 장영실이 발명한 측우기도 우리나라에서 1441년에 처음 발명한 것이다. 측우기가 쓰이기 이전에는 강우량을 측정하기 위해 흙 속에 스며든 빗물을 일일이 조사해야 했다. 그러나 측우기가 발명되면서 그 안에 담긴 빗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것으로 편의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측우기를 사용해 측정한 강우량이 기록으로 남아 현재 한반도 기후연구에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순신 장군이 16세기 말 임진왜란 당시에 발명한 거북선도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라는 의의를 갖는다. 오늘날 한국의 조선기술이 세계 1위인 것이 이때부터 축적된 기술이라는 설도 있다.


현대의 발명품 중에도 세계최초로 만들어져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우장춘 박사가 1952년에 발명한 ‘씨 없는 수박’은 비록 상용화되지 못했지만 육종분야 발전에 시발점이 됐다. 한국 발명학회 신석균 회장이 발명한 ‘절첩식 컵’도 있다. 이 컵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우유팩의 효시가 된 발명품이다.

발명가 권리 위한 특허는 필수


발명에의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발명가의 독점과 배타적인 권리를 인정하기 위한 특허법이 생겨났다.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불거진 소유권 때문이다.


1948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특허출원은 앞선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활발한 발명을 촉진시킨다. 우리나라의 특허처리기간은 평균 9.8개월로 미국(21.1개월), 유럽(24개월), 일본(26개월)에 비해 짧으며 국제조사료 역시 22만 5,000원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저렴하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외국인이 우리나라 특허청에 국제특허출원(PCT)에 따른 국제조사를 의뢰한 건수는 600건에 이른다. 또한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집계한 국제특허출원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34만 7천여 건을 특허출원해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강점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우리나라 특허출원 수 대비 특허등록 수의 비율은 선진국보다 낮아 실효성이 없는 특허출원이 남발되고 있다. 또한 등록된 특허가 GDP에 기여하는 비율도 선진국에 비해 떨어져 특허의 질도 낮은 실정이다.


한편 특허기술을 소유자의 동의 없이 모방하는 윤리적 문제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류, 가방, 장신구를 중심으로 공공연하게 디자인 도용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1일에 끝난 EU와의 FTA 1차 협의에서 EU측은 우리나라에게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루이비통 등 유럽산 명품 브랜드의 모조품 단속과 특허기술 유출 방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나의 발명은 전 인류의 행복이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 선조들의 발명으로 현 인류는 편의를 누리고 있다. 앞으로의 발명도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야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발명품을 보호할 수 있는 특허제도의 약점을 개선하고 지적 재산권 윤리 확립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국제특허출원이란 특허협력조약(Patent Cooperation Treaty)에 가입한 나라 간에 특허를 쉽게 획득하기 위해 제정된 제도로 자국특허청에 출원하고자 하는 국가를 지정해 PCT 국제출원서를 제출하면 각 지정국에서 특허를 인정받을 수 있다.

발명의 날은…
1957년 2월 제2차 국무회의에서 장영실이 세계 최초로 측우기를 만든 날을 기념해 처음 정해진 이후 1999년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발명의 중요성을 전 국민에게 인식ㆍ제고시키고 발명의욕을 장려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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