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임신의 비밀(본지 제1322호 참고)’ 기사를 준비하며 출산을 경험한 여성, 산부인과 전문 의료진과의 인터뷰를 몇 주간 진행했다. 취재를 하며 필자는 임신·출산에 대해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열 달 후 아이를 낳는다’가 필자가 아는 임신의 전부였다.

임신요통, 변비, 역류성 식도염, 복직근 절개 등 임신을 하면 겪게 되는 무수히 많은 증상들이 있다. 출산 후에도 빈혈, 잇몸 약화, 탈모, 체형 변형, 튼살 등 다양한 후유증을 겪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 채 첫 임신을 경험하게 된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하는 임신과 출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현재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에 15시간 이상의 성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성교육표준안」에서는 임신과 출산, 피임의 종류와 방법의 이해 등에 대해 교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성교육은 성폭력 예방 및 대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일례로 고등학교 성교육 과정에서 임신한 여성이 겪는 구체적 증상과 과정은 「성교육표준안」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필자도 중·고등학교 성교육 시간에 성폭력에 대한 성교육을 받아봤을 뿐 임신·출산에 관한 성교육은 받아보지 못했다. 필자가 인터뷰한 황은진(여·33) 씨 역시 정규교육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주변 여성들을 통해 임신·출산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고 했다.

여성이 준비된 자세로 임신하고 건강한 출산을 하기 위해서는 임신·출산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 이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당된다. 그러기 위해선 성교육에서 임신·출산에 대한 교육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중·고등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도 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성폭력에 한정된 내용의 성교육은 수박 겉핥기식 교육에 불과했다.

필자는 여성부 기자로서 본지를 통해 학우들에게 임신에 대한 정보들을 전달할 수 있게 돼 보람을 느꼈다. 숙명인들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지식을 갖춰 다음날 건강한 부모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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