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

 

"거기가 어딘데?” 제가 브루나이(Brunei) 여행을 갔다 왔다 말하면 열이면 열 이렇게 물어봅니다.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신비의 국가, 브루나이. 브루나이는 말레이시아에 둘러싸인 국가로 면적은 경기도의 1/2에 해당하는 아주 조그마한 나라입니다.

한 여행 방송 프로그램은 브루나이를 ‘천국’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더군요. 맞습니다. 브루나이는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습니다. 단 돈 2만 원이면 물보다 저렴한 기름으로 자동차를 가득 주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에 단 두 개밖에 없는 7성급 호텔인 엠파이어 호텔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그 엠파이어 호텔에서 우연히 보았던 일몰은 아마 제 인생 최고의 일몰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감히 그 일몰을 표현해보자면 ‘푸른 하늘 도화지에 타오르는 태양의 색을 담은 화가의 팔레트’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평화로운 일몰만큼이나 사람들의 생활상도 매우 소박하고 평온합니다.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대학교까지의 무상교육을 지원하며 의료비는 보험에 들지 않아도 우리나라 돈으로 단 800원밖에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요함 속에는 또 다른 이면이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의 모든 재원이 풍부한 천연자원에만 의존하고 있었고 인구수가 40만 명으로 매우 적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물품이 수입품으로 수입의존도가 심했습니다. 또한 천연자원의 수출로 인한 모든 수익은 왕실의 것이었습니다. 왕실 산하의 입법부와 행정부가 나누어져 모든 권력을 술탄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국가는 천연자원에, 국민들은 왕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약 20년. 브루나이의 평화가 그리고 왕실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이 과연 얼마만큼 지속될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문화, 이슬람 국가, 군주정치. 다양한 문화와 사상이 복합된 국가. 브루나이. 군주정치에 대한 의구심이 조금 들기도 하였지만 이것을 그 나라만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문화 상호주의를 경험해보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여러분들도 한 번 브루나이를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임솔이(아동복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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