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본지는 ‘학우들 총학에 지원 필요하다 느껴’(1320호 취재면 참고) 기사를 통해 총학생회(이하 총학)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조사 결과, 학우들은 총학에 물적, 인적 지원이 부족한 것이 총학 지원자 감소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본지는 본교 윤광일 정치외교학과 교수로부터 총학이 구성되지 못한 현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총학 지원자가 감소하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공익을 위해 일하게 되면 남들보다 뒤처지게 된다는 사회의 논리에 학생들이 포섭됐다고 생각해요. 이런 생각을 사회에서 부추긴 거죠. 대학생은 성인이지만 아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학생입니다. 그런데 사회는 학생들에게 스펙이나 취업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게 뒤처지는 걸 두려워하고, 총학 활동을 할 시간에 어학연수를 가거나 토플 공부를 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런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한 가지의 생각만을 심어주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 대학의 학생 자치 축소의 원인이 사회에 있다는 건가요
가장 크게는 사회의 책임이고, 그것을 맹목적으로 수용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친 교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취업은 매우 중요해요. 하지만 취업이 전부인 양 가르쳐서는 안돼요. 물론 나도 이 점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할 수 없죠.

과거와 달리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가까워진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할 수 있어요. 옛날에는 부모와 자식이 서로 가치관을 공유할 시간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가치관의 형성이 대학에서 이뤄졌어요. 특히 선배와의 교류를 통해 사회화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통해 대학생들의 사회 변화 욕구가 확산돼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힘을 얻었죠. 하지만 지금의 사회는 보수적이에요. 부모는 자녀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기 때문에 자녀의 경제적 성공을 원하게 돼요. 부모의 가치관을 공유한 자녀도 주위를 돌아보기보단 개인적인 성공에 더 집중하죠.

학생들도 지금 경제 상황이 나빠 취업이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헬조선’이란 단어가 대표적인 예죠. 이런 사회 상황이 계속되면 학생들은 서로 연대해서 사회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나라도 잘 돼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돼요. 사회과학에서는 이를 ‘무임승차의 문제’로 설명하고 있어요. 사회가 변화하는 것이 나에게 이익이 될지라도 굳이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죠.

◆ 총학이 구성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총학의 부재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학생들은 비상대책위원회랑 다른 점을 잘 느끼지 못하죠. 하지만 총학의 부재가 장기화 되면 많은 문제가 일어나요. 예를 들면 총장 선거나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과 같은 학교의 중대한 사안에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힘들어지죠. 학교의 중요한 변화 속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대변되지 못한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대학교에서부터 학생들이 정치에 대한 회의감, 무력감을 가지게 되면 훗날 사회인이 돼서도 정치에 무관심해져요.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가 근간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본교 교수들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학생들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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