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얼마 전 학과 동기가 물었다. “아직도 숙대신보 해?” 새내기 시절부터 3학년이 된 지금까지도 숙대신보에 있다는 게 놀랍다는 투였다. 2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숙대신보에 있었다. 고학번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친구 하나는 모 기업의 인턴이 되고, 자격증과 스펙은 자연스레 내 고민거리가 된 지금까지도 말이다.

바뀌어가는 주위와 달리 한 자리에 계속 머물러 있는 내게 사람들은 “시간이 아깝다”고 말했다. 숙대신보보다는 외국어나 자격증을 공부하는 게 더 나을 거라는 충고도 적지 않았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나만 혼자 뒤처질까 두려워졌고, ‘그만둘까’하는 생각이 든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숙대신보에서의 마지막 한 주를 보내는 지금, 그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처음 내 이름이 달린 기사를 봤을 때의 뿌듯함부터 실수를 저질러 선배에게 혼나고 느꼈던 우울함, 기사가 뜻대로 써지지 않던 날의 좌절감까지. 그 시간이 단지 기사를 쓰는 것 이상이었음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웃을 일 만큼 부서지고 깨지는 일도 많았던 지난날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의 가장 기쁜 얼굴도 가장 슬픈 얼굴도 가장 화나는 얼굴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도 모르던 여러 명의 나를 마주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직접 경험해보기 전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에겐 어설프고 미련하게 보였을 숙대신보에서의 2년 6개월이 내겐 스스로를 완전히 바꿔놓은 시간이었던 것처럼. 무엇인가가 자신에게 가져올 변화는 아무도 모른다. “일단 한번” 해봐야 후회든 성취감이든 얻을 수 있다.

이제 내 대학생활의 전부였던 숙대신보를 떠나 새롭게 한걸음 내딛으려 한다. 미뤄뒀던 외국어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1년 뒤엔 혼자 세계여행도 떠나고 싶다.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나도 ‘일단 한번’ 해보려 한다. 무엇이든 태어나 처음 해보는 경험이고 결국엔 또 하나의 의미를 가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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