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난 15일(화), ‘알파고(AlphaGo)’가 이세돌 九단을 상대로 4승 1패를 거두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는 막을 내렸다. 대중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이번 대회가 끝난 후 언론에선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며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처럼 하루아침에 엄청난 기술이 등장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들여다보다’ 기사(본지 제1312호 8면 참고)에서 필자가 알게 된 알파고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바둑에서 알파고가 승리를 거둔 건, 알파고를 프로그래밍한 과학자들이 바둑을 연산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기계의 영역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한 것은 결코 아니다. 따라서 이번 승리는 그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로봇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파이낸셜뉴스가 기사 작성 알고리즘 로봇을 이용해 증권 시황 기사를 내고 있지만, 아직 그뿐이다. 어떤 기사를 쓸지,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보도해야 하는지 구분하고 선택하는 건 인간만이 가능하다. 인공지능은 미리 정해진 구체적인 기준이 없으면 결과를 도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자는 인공지능의 발달이 계속되면 끝내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을지 모른다고 말한다. 물론 인공지능이 사람의 능력을 앞서는 분야도 존재한다. 하지만 “자동차가 사람보다 빠르지만 육상경기는 여전히 열리며 마라톤의 의미는 퇴색하지 않았다”는 김철연 본교 IT 공학과 교수의 말처럼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인간이 행함으로써 의미가 있는 일이 있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