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지난 2년 동안 쓴 40여 편의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노량진 르포 기사다. 가끔 뉴스로만 전해 듣던 노량진 학원가를 직접 가보니 그곳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시험 준비생들이 있었다. 거리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책으로 가득 찬 가방을 매고 다니는 사람들이 바쁘게 우리를 지나쳐갔고 도로 양 옆에는 학원 건물이 즐비했다.

올해 임용고시에 지원한 인원은 5만 명에 달하며 9급 공무원 시험에는 무려 22만 명이 지원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수능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인 ‘공딩’의 수는 3,156명으로 작년 대비 1,000여 명이 증가했다. 내 주위를 둘러봐도 공무원과 선생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저마다 다른 꿈을 꾸던 친구들의 꿈은 어느샌가 비슷해졌다. 진로를 바꾸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돌아오는 대답은 ‘안정된 미래’였다. 어느덧 고학년이 돼 취업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 지금,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라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진정으로 공무원과 선생님이 되고 싶은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이들에게 인생에서 한 번쯤은 자기가 원하는 꿈을 위해 도전하라고 감히 고하고 싶다. 아직 대학생인 우리는 실패를 해도 일어날 수 있는 패기가 있다. 실패하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도 주어진다. 단지 미래의 안정감만을 위해 앞으로 30년의 시간을 투자하기엔 그 기회비용이 너무나도 크지 않은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에서 오는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기회조차 본인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다.

영국의 전 총리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윈스턴 처칠은 옥스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단 두 마디 말로 축사를 마쳤다. 그것은 바로 ‘포기하지 말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였다. 물론 미래가 불안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꿈을 좇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 선택이 앞으로의 삶을 바꾼다면 다시 고려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잠시 15년 전으로 돌아가 그 때 자신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보자. 사회 상황에 휩쓸려 그 꿈을 섣불리 포기한 것은 아닌가. 지금이 자신의 진정한 꿈을 위해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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