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연계전공 강의의 약 9.7%가 지난 4학기 동안(2014년도 2학기~2016년 1학기) 한 번도 개설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그래픽=이지은·이혜민·문혜영 기자>

◆ 최근 2년간 연계전공 강의 58개 미개설
본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과과정에 명시된 연계전공 강의 총 599개 중 58개가 지난 2년간 열리지 않았다. 한 번만 개설된 강의도 110개에 달한다. 현재 본교에서 운영 중인 연계전공은 총 14개이며 이중 개설되지 않은 강의 수가 가장 많은 연계전공은 인재개발전공이었다. 전체 57개의 강의 중 12개, 약 21%가 개설되지 않았다. 이어 기업법무전공에서는 약 17%(7개), 글로벌환경학전공에선 약 16%(6개)의 강의가 열리지 않았다. 금융공학전공을 시작한 A 학우는 “교육과정을 보고 미리 수강계획을 세웠는데 강의가 열리지 않아 계획을 바꿔야 했다”며 “사전에 공지조차 없어 더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문화예술기획전공을 이수한 B 동문은 “1학기에만 개설되는 ‘문화예술파헤치기’라는 강의가 교수의 사정으로 열리지 않았다”며 “결국 졸업을 위해 밤늦게 열리는 특수대학원의 수업을 수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수강 순위 낮아 강의 듣기 어려워
강의가 개설되더라도 연계전공생은 강의를 수강하기 어렵다. 학사제도에 따르면 연계전공을 이수하는 학우들은 제1전공자, 복수 전공자, 부전공자 다음으로 수강 순위가 매겨진다. 연계전공 강의임에도 연계전공생은 비전공자들과 같은 수강 순위에서 수강신청을 하게 된다. 문화예술기획전공을 신청했던 C 학우는 “연계전공 강의를 신청했지만 두 과목을 제외하고 모두 수강 탈락했다”며 “결국 연계전공 이수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 전공을 이수한 B 동문도 현재 수강신청 순위체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연계전공 역시 복수전공과 동일하게 학위를 하나 더 취득하지만 수강신청 순위에서는 복수전공생보다 훨씬 불리하다”고 말했다. 본교 권경미 학사지원팀 팀장은 “현재 수강 시스템에선 연계전공생의 수강 순위를 복수전공생과 함께 둘 수 없다”고 말했다. 현 수강신청 시스템에서는 한 개의 학과만 전공으로 지정될 수 있다. 연계전공의 수강 순위를 현 수강신청 시스템에서는 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공과목을 수강하지 못한 연계전공생들에게 주어지는 차선책도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현재 학사지원팀은 전공과목 대신 연계전공생에게 선정된 대체과목을 수강하거나 학점 교류를 통해 타 대학교에서 전공강의를 수강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교내에서 수강 가능한 대체과목이 선정되는 경우도 극히 일부고, 이미 수강신청이 끝난 후엔 학점교류가 거의 마감된 시점이다. 비서학전공을 공부 중인 8학기 재학생 D 학우는 “이번 학기 전공필수 과목이 열리지 않아 학사지원팀이 학점교류를 제안했지만 이미 학점교류신청이 마감된 상태였다”며 “학우들의 항의로 대체과목이 지정됐지만 해당 과목이 다른 비서학 전공필수 과목과 시간이 겹쳐 졸업에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 연계전공 신청자 중 87%는 이수 못해
실제 연계전공 졸업자 수는 신청자 수의 8분의 1 정도에 그친다. 정규 학기 내에 연계전공을 이수하기 어려워 연계전공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3년 신설된 연계전공 5개를 제외한 나머지 9개 연계전공 졸업자 수는 지난 3년간 매학기 평균 약 106명이었다. 동시기 연계전공을 신청한 학우의 수는 매학기 평균 약 809명에 달했다. 대략 87%의 연계전공생이 연계전공 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 신청자가 가장 많은 세무회계학전공은 지난 3년간 학기당 약 186명의 학우가 연계전공을 신청했지만, 해당 기간 졸업자는 학기당 약 25명이었다. 두 번째로 많은 학생이 신청한 상담학전공도 학기당 신청자는 약 139명이었지만 졸업자는 약 22명에 불과했다.

◆ 전담 조직 없어 문제 해결 힘들어
연계전공생들이 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교내에 연계전공을 전담하는 조직이 없어 불만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학우들의 연계전공 강의의 추가 개설 요구에도 학사지원팀에서는 ‘강의 개설은 학과의 권한이다’고 말했으며, 학과(학부)에서는 ‘사정 상 개설이 어렵다’며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지금으로선 연계전공생들에게 일시적인 대안만이 주어진 상태다. 권 팀장은 “강의 개설에 관해 문의해오는 학생의 이수현황을 확인해 아직 듣지 않은 해당 영역의 다른 강의를 우선적으로 신청하도록 유도한다”며 “아니면 학과(학부)에 여석 증원을 권고할 수밖에 없는데, 학과(학부)에서도 적은 수의 연계전공생을 고려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각각의 연계전공을 담당하는 주관 학과가 존재하지만 제1전공과 복수 전공에 비해 연계전공 관리가 소홀하다. 강의 폐강이나 교육과정 변경 등 변동 사항에 대한 공지도 개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본교는 주관 학과가 연계전공 설명회를 한 학기에 한 번 열도록 권장한다. 연계전공 홍보와 교육과정 설명을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 학기 전공 설명회가 열린 연계전공은 3개뿐이었다. 권 팀장은 “학생들의 불편을 받아들여 교육과정을 개선하는 연계전공이 있는 반면, 학생의 불편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연계전공도 있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앞으로 강의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학과 측에 강의 개설 현황과 학생들의 불편에 관한 자료를 제시해 개선하겠다”며 “주관 학과를 지원하기 위해 연계전공을 위한 조교와 별도 사무실 지원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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