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천천히’ 깊게 보아야만 보이는 진실이 있다. 클릭하고 터치하며 텍스트를 ‘빠르게’ 스캐닝 하는 방식의 읽기는 행간의 의미를 헤아리지 않는다.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The Shallows에서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얕고 가볍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한다. 웹 사이트에 접속해서 빠르게 정보를 접하고 뉴스를 소비하는 상황에서 현재 가장 휘청거리고 있는 미디어는 종이신문이다.

그러나 현상을 올바로 해석하는 능력, 무엇이 보다 중요한지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은 신문읽기를 통해 축적된다. 사려 깊게 문제를 헤아리고 해결하는 능력도 신문읽기를 통해 얻어질 수 있다. 이처럼 피상적인 사유를 가속화하는 초고속 디지털 세계에서 신문은 보다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키워주는 인큐베이터다.

이번 학기도 <숙대신보>의 통찰력 있는 글들을 접하면서 숙명인들이 교내외 문제에 대해 보다 깊게 사유하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 사실(fact) 이면의 진실(truth)을 함께 성찰하고 의미를 숙고하는 장이 되려면 책임감 있는 시선으로 ‘왜’라는 질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숙대신보>가 종이신문의 가치와 기본을 디지털 소용돌이 속에서도 계속해서 보여주길 바란다.

독자위원 신희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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