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야. 우리 딸이 조금 봐줘” 지난 6일(금)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송된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1화에서 성동일(성동일 분)이 한 대사다.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미숙할 수 있음을 말한 이 대사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인간관계에서 처음이 미숙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숙대신보에 입사해 1277호를 시작으로 총 31개의 신문을 발간하며 수많은 기사를 썼다. 그동안 필자가 만난 인터뷰이만도 50명이 넘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 인터뷰다. 첫 인터뷰를 하기 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인터뷰이에 게 실수하면 안 된다는 걱정에 목소리와 손이 떨렸다. 인터뷰 내내 인터뷰이의 눈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질문만 나열했다. 당시 동행했던 선배 기자는 “학보사 면접 때도 안 떨던 애가 왜 이렇게 떠냐”고 묻기도 했다. 필자의 첫 인터뷰는 말 그대로 ‘미숙함’ 그 자체였다.

 인터뷰이 50명을 만나본 지금도 인터뷰를 하는 것은 여전히 긴장되고 어색한 일이다. 이번 1307호에 싣게 될 ‘20대의 강박’ 기사의 인터뷰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뷰가 항상 새로운 건 ‘처음 보는 사람’과 ‘새로운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했던 모든 인터뷰는 각 인터뷰이와 처음 인연을 맺었던 ‘첫’ 인터뷰였다. 그러니 어찌 익숙해질 수 있을까.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얼마나 많은 인터뷰를 하게 될지 모른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필기하던 필자의 손이, 질문하는 목소리가 한결같이 떨려올 것이다.

 “안녕하세요 숙대신보 김경주 기자입니다. 오늘 인터뷰가 조금 서툴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필자가 인터뷰를 하기 전에 하는 말이다. 필자 역시도 ‘처음’ 인연을 맺음에는 언제나 미숙함이 뒤따르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리기로 했다.

 인터뷰를 넘어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속 대사처럼 누구나 처음은 미숙하다. 그러니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미숙함 때문에 새로운 인간관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처음’의 미숙함을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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