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20대에게 흔히 요구하는 것들이 있다. 대외활동, 자격증 취득, 언어 학원 등록 등의 요구는 20대를 ‘강박’에 빠지게 한다. 그러나 강박을 마주한 개인들의 태도는 저마다 다르다. 강박에 사로잡혀 사회의 요구를 따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강박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정답’을 찾으려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20대의 강박을 대한 취업준비생 박서현(남·25) 씨와 김유빈(남·26)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사회에서 ‘필요하다’ ‘좋다’고 통용되는 일들은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
취업준비생인 박서현 씨는 사회의 요구를 충실히 따르는 삶을 살아왔다. 그의 첫 연애도 그 중 하나였다. 박 씨의 첫 연애는 ‘20대엔 연애를 해야 한다’는 사회 인식과 ‘모태솔로’라는 단어에 대한 강박에서 시작됐다. 사랑이 부족했던 연애는 오래가지 못했다.

첫 배낭여행도 본인의 의지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연애와 다를 바 없었다. 20대 때가 아니면 해외로 여행을 떠나기 힘들다는 가족들의 말에 그는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계획에 없었던 해외여행이었지만 주변인의 권유에 떠밀려 배낭을 메고 무작정 타지로 떠난 것이었다.

강박은 군복무 시절에도 이어졌다. 박 씨는 군복무 중 한자와 한국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한자나 한국사 자격증은 제 전공과 무관하지만 뒤쳐질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자격증 공부를 했어요”라고 말했다.

박 씨는 강박 때문에 좋아하던 운동과 음악을 포기한 것을 후회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운동에 흥미를 느끼던 그는 운동을 배우길 희망했다. 하지만 그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는 주변의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삶과 자신이 원하는 삶이 달랐지만, 사회의 요구에 부합해야 한다는 강박은 그로 하여금 운동을 포기하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작사·작곡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음악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았다. 박 씨는 “사회에서 ‘쓸데없는 것은 하지 말라’고 말하잖아요. 쓸데없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에 작사·작곡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 “강박을 느껴도 그것에 이끌려 행동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요”
박 씨와 다르게 강박을 느낌에도 사회가 요구하는 ‘정답’에 매몰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취업준비생 김유빈 씨는 사회의 요구를 무조건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본인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더 집중한다. 그 결과, 김 씨는 자신만의 정답을 찾았다. 전공인 러시아어에서 본인의 ‘전문성’을 찾은 것이다.

그는 “주위에서는 러시아어만 공부하지 말고 취업을 위해 복수전공을 하거나 다른 언어를 공부하라고 하더군요”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 공부에 집중한 덕분에 지금은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다. 러시아어실력이 본인만의 전문성이 됐기에 김 씨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교내 춤 동아리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1학년 때부터 4학년인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주위에선 동아리 활동보단 취업을 준비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며 그를 말렸지만 김 씨는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동아리 활동은 대학교 때가 아니면 못하잖아요” 그는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도 정답만을 쫓지 말라고 조언한다.

박 씨와 김 씨의 사례처럼, 강박을 대하는 태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그들의 선택에 ‘맞다’ ‘틀리다’고 판단 할 순 없다. 이는 모두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