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최다 대출자 박혜리(인문 05) 학우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안중근의 말이 무색하게도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12권이 채 안 된다. 한 달에 책 한 권이라도 읽기가 힘든 세상에 독서를 밥 먹는 것보다 즐기는 이가 있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작년 3월부터 1년간 총 344권의 책을 대출한 박혜리 학우를 만났다.


박 학우는 보통 3시간 걸리는 통학 시간과 자기 전에 틈틈이 독서해 하루에 책을 두 권 정도 읽는다. 손에서 좀처럼 책을 놓지 않는 그는 스스로를 ‘활자중독증’이라고 했다. “심지어는 걸어가면서도 책을 읽고는 해요. 그러다가 한 번은 전봇대에 부딪히기도 했죠.”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독서하는 그는 ‘독서광’이라고 할 만 하다.


그의 꾸준한 독서 습관은 어릴 때 시작됐다. 부모님은 박 학우와 함께 이동도서관을 자주 이용했고 생일 선물로 늘 책을 건넸다. 박 학우는 책 선물을 즐거워하며 책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었다. 지금은 책을 한 번 잡으면 모두 읽을 때까지 독서를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거든요.”


그는 장르를 가리지는 않지만 소설을 특히 좋아하고 전공인 일본 관련 책과 관심 있는 심리학 분야의 책도 즐겨 읽는다. 자기계발서는 비교적 잘 안 읽는 편이라고 한다. 그는 “자기계발서는 책 내용만 따라하면 무조건 성공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라며 “삶의 지혜는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깨닫는 것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최근 읽은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박경리의 「토지」이다. “작가의 오랜 연륜이 묻어나요. 긴 이야기를 풀어가는 와중에도 호흡을 읽지 않고 독자를 끌었다 놨다 하는 힘이 대단하죠.”


박 학우가 즐겁게 다독(多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책을 재미있게, 제대로 읽는 방법을 귀띔해줬다. “수동적인 독서는 재미없기 마련이에요. 책을 능동적으로 대하세요.” ‘내가 작가라면 이렇게 쓸텐데…….’라고 상상력을 가미하거나 복선을 따라 뒷이야기를 짐작하면 한결 재밌어진다. 또 한 글자씩 외며 읽기보다 눈으로 훑어 내려가는 것이 전체의 분위기 파악에 용이하다. 책에 메모하는 것도 좋다. 시간이 흐른 뒤에 그것을 다시 보면 스스로 생각의 변화를 느끼는 동시에 책의 생명을 길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혜리 학우는 “독서는 삶에 윤기를 더해줘요.”라며 독서를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책의 재미는 읽지 않고서야 알 수가 없어요. 내 몸에 책을 남긴다는 생각으로 독서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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