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많은 일들에 치여 24시간이 모자란다는 ‘타임푸어족’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취업전문 포털인 파인드잡과 알바천국이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1.6%가 ‘타임푸어족’이었다. 타임푸어란 말 그대로 시간빈곤을 의미하며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상 중 하나다.

설문조사의 직장인들처럼 필자 역시 시간빈곤에 쫓기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 쉴 틈 없이 대학을 목표로 바쁘게 살아왔다. 그 때는 앞으로 펼쳐질 여유로운 대학생활을 꿈꾸며 힘든 나날을 버텼다. 하지만 ‘숙제여대’라는 본교에 입학하고 숙대신보에 들어오니 가족들과 함께 보낼 시간은 물론 스스로를 위해 투자할 시간도 없었다. 매주 어떤 기사를 쓰게 될지 몰라 친구들과 약속도 선뜻 잡을 수 없었다. 아이템과 개요를 생각하는 것부터 인터뷰이 컨택과 취재까지 하다보면 금방 마감날이 다가왔다. 시간에만 쫓기는 것이 아니었다. 기사가 무너지진 않을까 항상 초초했다. 일주일 내내 육체적, 정신적, 시간적으로 숙대신보에 얽매여있었던 것이다. 그 때마다 ‘대학시절에 재밌게 놀아야 되는데 왜 이러고 있나, 이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단기적으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겠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하루하루를 허비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많은 일로 시간이 부족해진 것이 결과적으로 필자에게는 이득이었다. 할 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필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고 다른 사람이 그 일을 대신하기 힘들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즉 시간빈곤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하늘은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이 준다’라는 말처럼 나의 능력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일이 주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들이 이어지자 시간빈곤 속에서도 주어진 일들에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대다수의 대학생들도 필자와 같이 시간빈곤에 갇힌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쳐버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시간빈곤에 갇혔다는 부정적인 생각 대신 그것을 감당할 만큼 본인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시각을 갖고 세상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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