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지난 10월 21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쇼팽 콩쿠르의 주인공은 한국인 최초의 쇼팽 콩쿠르 1위 수상자인 조성진(남·22)이었다.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올 줄 모르던 조성진의 우승 소식은 클래식에 전혀 문외한일지라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국내외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쇼팽 콩쿠르는 세계 3대 피아노 콩쿨 중 하나로써, 그 중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대회라고 할 수 있다. 5년 마다 열리며 국가별 예선을 통과한 전세계의 16세에서 30세의 피아니스트들이 3주에 걸쳐 1차, 2차, 3차 본선과 결선을 치르는 쇼팽 콩쿠르는 기준에 부합하는 경연자가 없을 경우에는 1위를 주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5년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3위를 수상한 것이 한국인으로서는 종전의 최고 성적이었다. 이러한 역사를 지닌 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였으니 국내 클래식계의 자랑이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일반 국민들에게 있어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서민들보다는 부유한 계층이 주로 향유하며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클래식 공연장의 수요와 음반 시장의 규모는 옆나라 일본과 비교하자면 매우 적은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성진을 둘러싼 폭발적인 반응은 그동안의 국내 클래식 시장에서는 보기 드물 정도로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내년 2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릴 예정인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는 지난 달 29일, 선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매진되었고 내달 발매되는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은 가요 앨범을 누르고 예매율 1위를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 2008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쇼팽 콩쿠르 1위 입상자 배출’이라는 희소식을 통해 다시금 클래식계에 쏠린 대중적인 주목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SNS와 인터넷을 통해 퍼진 정보의 파급력으로 인해 클래식의 매력에 주목하게 된 젊은 층의 수요가 확실히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멀고도 가까운 클래식, 이번 기회를 통해 대중적으로도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기회와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국내 클래식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권인애(한국어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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