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솔한 대화]

지난달 12일(월),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숙명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은정(
문화관광 13):
역사란 비판 의식을 바탕으로 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라는 말 자체가 어색하다. 국정화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역사교과서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중요하지만 학생과 국민의 역사사관을 뒷받침할 역사교과서를 단일화해서야 획일화와 다를 것이 없다. 여전히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우편향적 신문이 있다면 좌편향적 신문이 출간되어 독자의 자유로운 판단을 열어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적 성격이 강하다면 우편향적 교과서를 출간하여 청소년을 포함한 대중 스스로에게 비판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 사고의 장을 마련해주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나주희(한국어문 14):
정부는 지난 12일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좌편적인 현행 역사 교과서로 인해 학생들이 잘못된 역사를 배우고 있다고 주장하며 새 국정 교과서가 올바른 역사 교과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정 ‘올바른’ 역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역사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사실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여 해석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역사는 기록하는 자와 수용하는 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교과서를 국정화할 경우 정부가 제시하는 하나의 역사관만 남게 된다. 이러한 이분법적인 사고는 교육의 목적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민주주의 가치에 위배된다.

이아영(생명과학 15):
다양한 시각을 갖고 역사를 횡단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연구윤리와도 같다. 하지만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편찬한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쓰는 역사는 옳은 것이고 지금까지 연구된 다양한 관점의 역사는 옳지 않다고 모독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 입맛대로 골라 기억한다면 역사를 기록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역사책이 아닌 국정교과서로 역사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도대체 어떤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 것인지, 자라나는 학생들의 상식과 민족성의 근간이 될 역사가 어떻게 기억되고 머릿속에 남게 될 것인지도 분명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주영(컴퓨터과학 14):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할 경우 교육부, 즉 국가의 주관이 들어가 오히려 편파적인 시각으로 쓰일 수 있으며 역사 왜곡 또한 쉽게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란 여러 사람에 의해 같은 사실이어도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단일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면 폭넓은 관점에서 역사를 배울 수 없을 것이다. 또 학생들은 왜곡될 수도 있는 내용에 대해 진실을 알지도 못한 채 배우게 될 것이다. “과거를 제대로 알아야 미래가 밝아진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역사를 왜곡된 내용이 아닌 정확한 사실로 알아야 우리 나라의 미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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