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들 “본교 위상 하락” 우려
본교 교육비 환원율, 서울 소재 사립대 평균보다 16%p 낮아
전임교원 1인당 국제학술지 논문 실적 전국 88위에 그쳐

2012년 이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본교의 순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12년 21위, 2013년 31위, 2014년 34위로 순위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31일(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본교는 ‘정원 4% 감축’을 권고 받았다. 한 단계 높은 평가 등급인 ‘자율 감축’ 그룹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입학처가 지난달 10일(목)에 수시 학업우수자전형 합격자 성적을 공개하자 불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우들은 입학처가 합격자 성적을 공개해 본교의 이미지가 추락했고, 입결*이 낮아졌다고 비판했다. 결국 지난달 18일(금), 입학처는 해당 정보를 삭제했다.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대학평가 결과와 입학처의 수시 합격자 성적 공개로 학우들은 본교 위상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본교가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 본교 교육비 환원율 153.5%
우선 교육비 환원율*을 높여야 한다. 이는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받기 위해 필수적이다. 2014년 본교의 교육비 환원율은 153.5%로 서울 소재 사립대학(33개교) 중 18위다. 서울 소재 사립대학(33개교)의 교육비 환원율 평균인 169.5%보다 16.0%p 낮다.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교육비 환원율을 높이기 위해선 본교가 교육비를 더 부담하거나, 등록금이 감소돼야 한다. 2014년 교비회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본교는 약 54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등록금 인하가 불가능하다면 결국 교육비가 증가돼야 한다.

본교의 경우, 교비회계 인출액 증가가 필수적이다. 교육비는 교비 회계와 산학협력단 회계를 합해 산정되는데, 2014년 교육비 중 산학협력단 회계는 8.4%에 불과하다. 교비회계 인출액이 산학협력단 회계 인출액보다 교육비 환원율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교비회계 인출액이 증가하면 교육비 환원율이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교비회계 인출액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등록금 의존율*이 75%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국 172개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 의존율 55.5%와 비교해 본교의 등록금 의존율은 19.5%p 높다. 등록금은 지난 7년간 동결돼 교비회계 수입액을 증가시키기 위해선 정부 지원금, 학교 자체 사업 수익금, 기부금 등을 늘려야한다. 하지만 해당 수입원을 늘리기 위한 본교의 기반 시설 구축이 미흡해 교비회계 수입액 증가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2014년 본교 적립금은 2190여억 원이다. 전국 151개 사립대학 중 9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본교와 학생 수가 비슷한 서강대학교, 아주대학교의 적립금보다 4배 이상 많다. 이에 이다경(한국어문 14) 학우는 “왜 본교 교육비 환원율을 높이기 위해 적립금 인출액을 늘리지 않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적립금을 인출하면 교육비에 해당돼 교육비 환원율도 오르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 본부는 “적립금 사용에 제한이 있다”고 말한다. 본교 적립기금은 ▲연구 ▲건축 ▲장학 ▲퇴직 ▲기타로 구분돼 있다. 이 중 건축기금이 66%(약 1437억 원)에 달한다. 심석영 예산기획팀 팀장은 “건축기금 중 800억 가량은 대강당 건물 신축에 사용하기 위해서 남겨둔 것이다”며 “그러나 대강당을 신축하려는 부지가 현재 소송 중에 있어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교는 교육비 환원율을 높이기 위해 적립금 사용을 고려하기도 했다. 심 팀장은 “교육비 환원율을 타 대학 3년 평균 교육비 환원율만큼 높이려면 약 200억 원이 필요하다”며 “적립금을 지표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 사용하기보단 교육시설확충과 재정건전성 확보 등 장기적 관점에서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전임교원 1인당 국제학술지 논문 0.2개
본교 위상 회복을 위해서는 전임 교원의 연구 실적, 특히 국제 논문 실적 향상도 중요하다. 본교 천충일 연구처장은 “중앙일보 대학평가, QS 세계대학평가 등 주요 대학평가에서 국내학술지 논문은 연구 실적 평가의 가중치가 낮기 때문에 국제학술지 논문의 실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http://www.academyinfo.go.kr)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252개 중 본교 전임교원 1인당 국내학술지 논문 실적은 41위, 국제학술지 논문 실적은 88위로 나타났다. 2014년 본교 전임교원 1인당 논문 실적은 국내학술지 논문이 0.9개, 국제학술지 논문이 0.2개다. 수도권 대학의 전임교원 1인당 국내학술지 논문 평균이 0.7개, 국제학술지 논문 평균이 0.3개인 것과 비교할 때, 본교가 국제학술지 논문 실적에서 뒤떨어지고 있었다.

현재 전임교원 1인당 국제학술지 논문 실적은 자연계열이 0.73개, 인문·사회계열이 0.04개, 예체능계열이 0개로 계열 간 차이가 극명하다. 전임교원 1인당 국내학술지 논문은 인문·사회계열이 1.11개, 예체능계열이 0.78개, 자연계열이 0.63개순이었다. 국제학술지 논문 실적에서 인문·사회계열이 자연계열에 비해 0.63개 적었다. 지난 2일(금)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동곤 교무처장은 국제학술지 논문 실적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본교의 학과 전공 구성과 전임교원의 구성이 대부분 인문, 사회, 예체능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자연계열의 국제학술지 논문 수가 타계열에 비해 많음에도 교내 전체 전임교원 중 자연계열의 전임교원의 비율이 적어 전체 논문 실적 평균이 떨어지는 것이다. 박 교무처장은 “다른 대학에 비해 본교는 인문·사회계열 비율이 많아 국제논문 및 교외연구비 수주에 불리하다. 공대 신설을 통해 이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으며 점진적으로 자연계 비중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전임교원의 연구 실적은 연구비, 교수의 역량 등 다양한 측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전국 249개 대학 중 본교 전임 교원 1인당 교내 연구비는 44위, 교외 연구비는 81위다. 본교 전임 교원 1인당 교내 연구비는 지난해에 비해 2,713,600원 감소했고, 교외 연구비는 2,181,800원 증가했지만 여전히 타 대학에 비해 교외 연구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천 연구처장은 “요즈음 대학 자체의 재정으로 연구를 지원하는 교내연구비는 줄이고, 외부에서 연구비를 수주해 오는 외부연구를 장려하고 있다”며 “본교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교내연구비는 점차 줄여가고, 외부연구비는 약간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우들은 전임 교원의 연구 실적 저조에 대해 전임 교원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연구 실적 순위가 2012년 이후 개선되지 않고 계속해서 ‘40위권 밖’을 기록하기 때문이다.

이에 천 연구처장은 “2013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이후 교수 업적 평가 세칙을 개정해 전임 교원의 연구 기준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현재 개정된 교수 평가 기준에 따르면 전임 교원은 매년 연구 기준을 충족해야 승급, 승진, 재임용이 가능하다. 천 연구처장은 “정교수라고 해도 연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호봉이 오르지 않는 불이익이 뒤따라 연구에 소홀히 할 수 없는 환경이다”면서도 “논문 한 개를 작성하는 데 일정 시간이 걸리고, 특히 국제전문학술지의 경우 평균 3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교수 업적 평가에서 연구 기준이 강화됐다고 바로 그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큰 폭은 아니지만 연구지표들이 증가 추세를 보이며, 앞으로 국제 저널 등 인용도가 높은 상위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도록 해 전임 교원 연구 논문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교육비 환원율 = (1인당 납입금) / (1인당 교육비)
* 등록금 의존율 = {(운영수입금) / (등록금 총액)} x 100
* 입결 : 입시결과의 준말로 합격 커트라인 점수나 등급을 나타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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