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솔한 대화]

비혼주의란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비혼주의, 숙명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은정
문화관광 13: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결혼은 예정된 선택이다. 개인은 결혼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특히 결혼은 인생의 큰 부분을 변화시키는 선택이므로 문화적, 경제적, 종교적으로 다양한 선택이 복합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선택이 그렇듯 환경의 간섭을 제할 수는 없다.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의 지배적인 의견은 ‘결혼해야 한다’이다. 결혼하고 새로운 가족을 꾸리는 일은 인생의 중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개인적 이유와 차이로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는 절대 부당하지 않다. 결혼주의와 비혼주의는 서로를 강요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

나주희
한국어문 14:

나는 비혼주의자다. 누군가의 좋은 아내와 좋은 엄마 그리고 성공적인 직장인까지 1인 3역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고 결혼 이후 출산과 양육, 집안일을 하면서 발생할 문제들에 대해 자신을 희생하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나 아직 결혼과 출산이 여성의 의무라는 인식이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여성 비혼주의자는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받기 일쑤다. 실제로 친척들과의 모임에서 ‘결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을 때 친척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결혼과 가정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을 뿐이다. 나의 우선순위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다 해도 그것은 나의 개인적인 선호이므로 비난받을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이아영
생명과학 15:

명절이 되면 ‘결혼은 언제 하니?’라는 가족들의 질문에 곤혹스럽다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과거에 결혼은 당연하게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결혼하게 될 때 지출하는 비용, 시간 그리고 노력을 고려해 본다면 결혼이 ‘꼭 필요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실제로 결혼을 하고 배우자와 함께 오랜 시간을 살아가며 아이를 양육하는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혹은 결혼이라는 일종의 속박에 묶여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할까 봐 결혼을 피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정빈
중어중문 13:

비혼주의 자체에 대한 우려는 없다. 어차피 그대들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혼주의’를 지향하는 커플들의 삶에서 ‘임신’이 닥쳤을 때, 그들의 선택은 엇갈리게 된다. 결혼을 하지 않고 자신들의 아이를 낳았을 때 생길 수밖에 없는 제약들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들과 그들의 아이들은 현실적으로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들의 선택이겠으나, 자신의 아이들에게는 그 선택에 따른 영향이 미칠 것이다. 따라서 책임질 수 없는 ‘비혼’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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