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최근,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어렸을 땐 예쁘고, 공부도 잘하던 학생이었지만 어느샌가 ‘역변’한 김혜진(황정음 분), 뚱뚱하고 소극적이던 어린 시절과 달리 잘생기고 까칠한 완벽주의자가 돼버린 지성준(박서준 분), 김혜진의 절친이자 부와 미모를 겸비한 민하리(고준희 분) 세 남녀의 이야기다.

여태까지 예쁜 여자 주인공이 잘난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드라마나 영화는 많이 봤다. 하다못해 전통 설화 속에서도 예쁜 사람은 착하며 왕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으며, 못생긴 사람은 성격이 나쁜 인물들로 등장해 왔다.

예뻐야 주인공이고,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는 클리셰는 이제 질색이다. 그게 바로 양 볼에 주근깨와 홍조가 가득하고 악성 곱슬머리까지 갖춘 추녀 김혜진이 잘난 지성준과 사랑에 빠지길 응원하는 이유다. 또 그녀가 추녀에서 미녀로 바뀐 후 사랑 받는 게 아니라 그녀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길 바란다.

본인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고, 인생에서 ‘주연’ 아닌 ‘조연 3’정도의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는 김혜진. 집안이 좋고 얼굴도 예쁜 친구 민하리를 보며 본인이 조연의 삶을 살고 있음을 절감하는 그녀는 이미 조연 같은 삶에 순응하고 있다.

사실 김혜진을 응원하는 건 우리네의 인생도 조연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삶의 주인공이 ‘나’였던 어린 시절과 달리, 나이가 들수록 점점 주인공은 ‘나’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외모뿐만 아니라 부나 명예, 지위, 재능과 같은 것에 얽혀 조연의 삶을 사는 김혜진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이들은 삶에서 본인이 주연 아닌 조연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는 우리 삶의 주인공이다. ‘隨處作主 立處皆眞(수처작주 입처개진)’이란 말이 있다. ‘어느 곳에서든 그 곳에서 스스로 주인공이 된다면 그 모든 것이 참돼질 것이다’는 의미다. 모두 본인이 주인공인, 주체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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