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우리 동기들은 참 시끄럽다. 9명 누구 하나 조용한 사람이 없다. 선배 없이 동기, 후배들끼리 신문을 만들게 되자 걱정도 많이 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건 나의 기우(奇遇)였다. 정서빈 편집장이라는 선장이 우릴 잘 이끌었기 때문이다. 정 편집장은 9명의 부장들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하나의 합의를 만들어 나가는 리더였다. 그렇기에 지금은 수습 기자들부터 부장들까지 모든 숙대신보의 구성원들이 정 편집장을 믿고 따른다.

정 편집장처럼 ‘모든 구성원과 소통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리더라는 이유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 쉽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의를 명목으로 다른 구성원들이 내린 결정을 무시할 수도 있다. 또한 다른 구성원의 의견을 듣지 못해 헤아리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난주 본교 입학처가 작년 수시 학업우수자전형 합격자 성적을 공개해 논란이 된 것도 어쩌면 ‘소통’의 문제다. 지난 16일(수) 전체 재학생 간담회가 열렸지만, 학교 본부와 학생은 소통의 부재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구성원인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기에, 소통하지 못했기에 불만이 터져 나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입학처에서 사과문을 올렸지만 앞으로도 구성원과 소통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선 부족한 면이 많다.

때마침 숙명여대라는 한 공동체 안에서 구성원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제2차 전체 재학생 간담회다. 숙명여대가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이 되고자 한다면 이 자리에서 학교 본부와 학생이 함께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해야한다.

소통하지 못한다면 어떤 위기를 맞게 될지 모른다. 지난해 작곡과 사태도 소통하지 못했던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불신이 커져갔고 결국 터져 버렸던 것이기 때문이다.

숙명여대도 어쩌면 하나의 배다. 이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함께 하나의 방향으로 노를 젓는게 중요하다. ‘하나의 방향’을 말하는 길, 그것은 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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