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우리는 ‘경보음’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위험을 감지했으니 피하시오’라는 신호 말이다. 지난 9일(수) 순헌관 4층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건물 내 경보음을 들은 학우들은 불을 피하기 위해 건물 밖으로 서둘러 대피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기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됐다. 엉겁결에 건물 밖으로 대피한 사람들은 화재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순헌관 1층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개중엔 불이 났다며 당황한 인파를 가로질러 건물 안으로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는 학우들도 많았다. 심지어 화재경보를 무시하고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학우들도 있었다. 위험을 알리는 경보가 울리던 때의 일이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을지 모를 일이다. 화재상황에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엘리베이터가 이동하는 방향이 수직이므로 통로를 타고 불길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불이 난 건물로 돌아가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기자는 취재 도중 현장에 있었던 학우들의 말을 들어볼 수 있었다. 한 학우는 “1층이라 금방 대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1층과 건물 밖을 들락날락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경보기가 울리는 것을 확인하고도 개의치 않은 학우도 있었다. 강의실에 남아있었던 학우도 적지 않았다.

동화 ‘양치기 소년’의 마을 사람들이 양을 지키지 못한 건 양치기 소년의 외침을 듣고도 늑대를 쫓으러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설관리팀에 따르면 화재경보기의 센서는 민감해서 약간의 이상 징후가 감지돼도 반응할 수 있다. 따라서 불길이 당장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안심하거나 오작동이라고 섣불리 결론 내려서는 안 된다. 경보에 적절하게 반응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해야한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의 현명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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