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몇 달 전, 영화 <베테랑>이 천만 관객 흥행작의 길로 들어섰다. 영화 <베테랑>은 재벌 기업 아들의 이른바 ‘갑질’로 희생된 평범한 운송업 종사자 와 이를 처벌하기 위한 한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욱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와 집으로 가던 중 나는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조금은 자극적으로 그려진 영화 속 장면들이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했다.

영화 속에서 나타난 이러한 ‘갑을 관계’는 현재 사회에 팽배해있다.

얼마 전, 많은 사람을 경악케 했던 ‘인분 교수 폭행사건’에서도 현 사회의 끊이지 않는 ‘갑질’ 행태를 볼 수 있었다. 학계에서 갑의 자리를 점하고 있는 교수의 권력 남용으로 을의 위치에 놓인 피해자 대학원생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 이 사건에 대해 모 교수는 “이것은 사실상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실제로 학계에서 이러한 비슷한 사건은 수도 없이 일어난다”고 언급했다.

드라마 <미생>과 영화 <카트>, <오피스>는 모두 비슷한 맥락의 갑을 관계를 다룬 작품이다. 그 장르는 다를지라도 최근 들어 갑을 관계에 대한 영화가 많이 상영되고, 흥행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공감하고 있다는 미디어의 신호로 보인다.

자리는 사람을 만들고, 사람을 바꾼다. 이기적인 인간은 높은 자리에서 약육강식의 원리에 따라 권력을 남용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은 잊을 수 없는 상처와 피해를 본다. 이러한 갑을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법률 개정 및 실행에 그쳐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급진적인 사회화와 민주화를 통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단기간에 이뤄진 변화가 갑의 횡포라는 결과를 낳은 것은 어쩌면 필연적일 지도 모른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적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훌륭한 권위자’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이 우선시 되었을 때 현 갑을 관계 개선이 가능해질 것이다.

윤선우(경제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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