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사태는 언제든지 나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누군가 믿고 의지할 대상이 없다는 점에서 청년들이 처한 어려움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에 의하면 최근 3년간 등장한 대학생 관련 데이터에서 대학과 관련하여 ‘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언급하는 경우는 줄고 있으며 대신 ‘걱정’이라는 표현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그 걱정은 성적보다는 취업과 연관된 것으로 대학에서 학업보다는 취업, 면접, 외국어 등 취업관련 스터디의 비중이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학생들은 오늘도 스펙 쌓기에 전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스펙이 낮으면 스펙을 높이라고 하고 스펙이 높으면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는 상황에서 이것도 궁극의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래서 한 소설가가 쓴 ‘한국이 싫어서’는 2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청년들 간에 공감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대학 홈페이지는 방학동안 숙명인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숙명인들은 서해안 해양정화 봉사활동, 외국인대학생을 위한 문화교육활동, 핀란드에서의 인턴십, 외국대학 및 교육기관방문, 학과 동아리 활동, 자기계발, 동기들과의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비록 스펙의 연장선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을 탐색하거나 미리 미래를 경험하는  시간을 갖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 등록금,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봉사활동, 여행, 인턴생활은 그저 꿈에나 가능한 것으로 접어두는 숙명인들도 있을 것이다.

기업에서는 대학생들이 역량을 가진 인재로 거듭나서 자신들에게 와주길 기대한다. 여기서의 역량은 결국 스펙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스펙을 쌓기 위해서는 학원 등 또 다른 사교육비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대학생들은 사유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무한경쟁 스펙의 고리 속에서 불안한 미래를 보고 있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미래를 기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학은 대학생들이 외부가 아닌 대학 캠퍼스 내에서 사유와 성찰 그리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공학과, 의사소통센터, 리더십역량개발센터, 취업경력개발원, 국제언어교육원, 한국문화교류원 등 관련기관 간에 연계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각각의 기관에서 행해지는 프로그램은 기관 간 융합으로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 지금 대학은 우리의 청년 대학생들에게 믿고 의지할 대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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