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방학이 끝나면 언제나 후회가 남는 법이다. 그중 ‘왜 나는 SNS에 여행 사진을 올리는 이들처럼 해외여행 한번 못가고 시간을 죽였나’라며 낙담하는 학우들도 많을 것이다. 남들이 여행을 위해 마련한 비용이며 시간, 행동력까지 전부 부럽기 그지없다.

어떤 기성세대는 돌도 씹어 먹을 청춘이 여행 한번 안 간다고 비난하곤 한다. 오늘날 여행이 절대적인 미덕처럼 평가되지만 여행 갈 여유가 없는 청춘들에게 용기가 부족하고 재미도 없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귀찮아서, 혹은 충전을 위해 집에서 여름을 보낸 사람, 취업준비나 아르바이트 등에 쫓겨 미룬 사람들 모두 마음속 어딘가에서 여행을 꿈꿨다. 그러나 요즘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돈도 없고, 일상에 쫓겨 잠과 식사 시간까지 줄여야 하는 타임푸어(Time Poor)족이다. 끝없는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 탓에 방학이나 학기 중이나 똑같이 바쁜 학우들에게 여행은 꿈이다. 물론 자기계발과 여행 모두 해내는 경우도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남다른 의지를 모두에게 강요하는 건 문제가 있다.

모든 일은 자신이 정말로 내켜서 할 때 가치가 있는 것처럼, 가고 싶을 때 가는 게 진정한 여행이다. 막연한 환상은 실망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세태의 인식에 쫓긴 충동적인 여행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가지 못한 여행지에서 자신의 일상보다 보람찬 시간을 보냈을 거라고 100% 확신할 수 없다. 여행에는 고된 인내의 시간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여행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 한 장이 고달픔까지 사라지게 하지는 못한다. 여행을 가지 못한 건 결코 청춘으로서 태만했다는 증거가 아니다. 어쩌면 일상에서, 책에서 그만큼의 경험을 얻는 이도 있는데 그걸 청춘답지 못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는 법이다. 조급하지 않게 준비한 여행을 즐긴다면 만족스럽고 귀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가지고 왔을 테다. 아마 내면적 성숙과 넓어진 시야를 얻었을 것이고 그 성취감은 분명 앞으로의 삶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여행 가지 않은 이들 또한 미래를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그건 또 그것 나름의 휴가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멋진 여행을 계획하며 이번 학기를 버티자.

권지연(LCB외식경영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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