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대학이 공과대학을 신설하고 올 가을 수시에서 2016학년도 첫 신입생을 선발한다. 숙명여대 공대는 우리 대학의 10번째 단과 대학이고 여자대학으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다. IT 공학과 40명, 화공생명공학부 60명, 총 100명의 공대생이 숙명의 새 식구가 된다.

여성 공학 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시대적 흐름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여자 공대생의 증가율은 13.6%로 같은 기간 공대 입학 증가율 11.3%를 상회한다. 입학생 비중을 보더라도 지난해 우리나라 4년제 공학계열 입학생의 21.9%가 여성으로, 1965년도 0.1%와 비교하면 백배 이상 늘어났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도 공학계열에 대한 여학생의 선호를 더욱 가파르게 증가시킬 것이다. 지난해 교육부의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14년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54.8%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8.3%)보다 낮은 수치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인문사회계 졸업생들은 취업난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심각하다. 인문대와 사회대 졸업자의 취업률은 각각 45.5%, 54.1%로 공대(65.6%)나 의·약대(72.1%)보다 크게 낮다. 대기업의 경우 인문계와 이공계 비중이 삼성 2 대 8, 현대차 3 대 7, LG 1.5 대 8.5, SK 3 대 7이라는 자료도 있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취업률 차이도 분명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공개한 2014년 계열별 4년제 대학교 졸업자의 취업률 분석 결과를 보면 남학생의 전체 취업률은 58.6%, 여학생의 전체 취업률은 51.5%다. 모든 계열에 걸쳐 여학생들의 취업률이 낮았고 특히 인문계열 여학생의 취업률은 43.7%에 불과했다. 반면 공학계열 여학생의 취업률은 60.7%로 사회계열이나 인문계열 남학생들의 취업률 (각각 55.0%, 49.7%) 보다 높았다.

취업이 대학교육의 유일한 목표일 수는 없겠지만, 작금의 유례없는 취업난을 고려한다면, 여학생을 위한 공학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항으로 판단된다. 단순히 취업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 제고와 미래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도 여성 공학인의 육성은 매우 중요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미 2015년 공학계열 신입생 중 여대생 비율을 22.5%로 늘리고, 과학기술 연구개발(R&D)분야 여성 일자리를 15%까지 확대하는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힌바 있다.

우리대학의 공과대학 신설은 여성 공학 인재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국가적 요구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여성 고등교육 기관인 숙명여대의 시대적 책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적지 않다. 황 총장이 말한 것처럼 인문학적 소양과 창의적인 아이디어, 리더십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우리 공동체의 튼튼한 기둥이 되는 인재를 양성하는 세계적 공과대학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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