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국제 프로그램에 교환학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학기간 동안 해외대학이나 기관을 다녀올 수 있는 단기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지원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성적이 3.0/4.3 이상인 경우 대부분 원하는 단기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한다. 장학금도 많이 지원돼 비용 부담이 적고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다. 본지는 이번 여름방학 때 단기 프로그램에 다녀온 세 명의 학우들을 만나보았다.

김혜연(중문 14) 학우가 빅토리아 만에서
패들 보딩을 즐기고 있다.<사진제공=김혜연 학우>

◆RRU에서 나만의 리더십을 배우다
과거 여러 단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 정은수(경영 14) 학우는 친구의 소개로 이번 ‘RRU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 RRU 프로그램은 캐나다 빅토리아에 위치한 ‘Royal Roads’ 대학에서 2주간 영어와 리더십 수업을 듣는 프로그램이다.

영어 수업은 회화 위주로 진행됐다. 주어진 단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리더십을 훈련했다. 정 학우는 흥미 위주의 수업이라 부담은 없었지만 수업의 난이도가 낮아 아쉬웠다고 한다. 리더십 수업의 경우 각자의 리더십 성향을 파악하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업의 목표는 리더십의 개념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었다. 정 학우를 포함한 모든 학우들이 리더십 수업에 만족했다.

정 학우는 RRU 프로그램의 모든 수업이 교실 내에서만 이뤄지는게 아니라 야외 활동 수업도 많아 지루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높은 나무에서 진행되는 ‘와일드 플레이’는 장애물에 대한 두려움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 극복함으로써 리더십에 필요한 용기를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여러 가지 여가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시내에서 쇼핑을 하거나 빅토리아와 가까운 도시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조원들과 함께 근처 바다에서 패들보딩을 했던 것이다.

한편, RRU 프로그램은 호텔이나 기숙사에서 지내는 다른 단기 프로그램과는 달리 ‘홈스테이’를 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정 학우는 “홈스테이 가족들과 어울리며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많아 영어회화 실력이 향상됐다. 영어 실력뿐만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홈스테이 가정에 따라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른 학우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정 학우는 RRU 프로그램을 통해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었다. 리더십 수업에서는 모든 사람은 리더십을 갖고 있으며 각자에게 맞는 리더십 스타일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평소 리더십은 유명하고 권위 있는 사람만이 가진 것이라고 생각한 틀을 깼다고 한다. 또, RRU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들의 밝은 모습은 그녀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정 학우는 “여러 단기 프로그램 중 RRU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영어 실력 향상에 가장 도움이 됐다”며 “영어 회화 실력을 쌓고 싶은 학우는 망설이지 말고 지원하라”는 말로 참여를 독려했다.

◆UN의 모든 것을 경험하다

김소영(글로벌협력전공 13) 학우가 모의유엔회의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제공=김소영 학우>


김소영(글로벌협력전공 13) 학우는 이번 여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본교 UN본부 교육프로그램(이하 UN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UN 프로그램은 학우들이 뉴욕과 제네바에 위치한 UN 기구에서 기관에 대해 이해하고 체험하는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본교는 유일하게 UN과 협정을 맺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UN 프로그램은 유엔, 유엔협회세계연맹, 유엔난민기구, 적십자사 등의 기관에 대한 강연을 듣고 해당 기관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여러 기관 중 주 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를 방문할 기회도 있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외교관들에게 대한민국 대표부의 활동에 대해 설명을 듣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학우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국제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음을 깨닫게 됐다”며 “외교관들이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녀에게 있어 여러 가지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UN 인턴들과 대화를 나눴던 자리다. 평소 UN 인턴에 관심이 있었던 그녀에게 그들과의 대화는 미래 계획을 세워볼 수 있는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김 학우는 “인턴들이 사소하고 사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심도 있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며 “꿈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강연 외 대부분의 시간은 마지막 날에 있을 모의유엔회의를 준비하는데 사용됐다. 참여자들은 회의에서 각각 한 국가씩 맡아 해당국가의 입장에서 국제회의를 진행한다. 김 학우는 기후변화를 주제로 열린 모의유엔회의에 브라질 대표로 참여했다. 그녀는 브라질이 기후변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협상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회의에 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들이 회의의 절차와 규칙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회의가 진행된 것이 아쉬웠다. 김 학우는 “앞으로는 현지에 파견되기 전에 진행되는 사전교육 시간에 모의유엔회의를 대비한 교육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UN 프로그램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여유를 즐길 시간은 있었다. 평소에는 제네바 근교에 머물렀지만 주말이면 인터라켄, 체르마트, 프랑스 안시와 같은 먼 도시로 나가 계곡에서 맨몸으로 급류를 타는 캐니어닝, 패러글라이딩 등 레저 활동을 즐겼다.

김 학우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UN 기관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그리고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며 “국제학을 전공하는 내게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학우는 내년 UN 프로그램에 참가할 학우들에게 “영어를 잘 하지 못해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인 태도로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인민대학교 섬머세션에 참여한 학우들이 만리장성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최고은>

◆차이나 파워를 느끼다
본교는 중국 인민대학교에서 여름 계절학기를 수강하는 ‘인민대학교 섬머세션 프로그램’(이하 섬머세션)을 운영하고 있다. 최고은(일본 14) 학우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 중인 중국의 차이나 파워(China power)를 직접 느껴보고자 섬머세션에 참여했다.

최 학우는 “다양한 계절학기 수업이 개설되며 전공수업의 경우 인민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섬머세션에 참가하는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 대부분의 강의는 영어로 진행된다. 많은 학생들이 태극권, 서예와 같은 문화 수업과 중국어 수업을 듣는 편이다. 최 학우도 마찬가지였다. ‘초급중국어’ ‘태극권’을 수강했고 ‘유럽, 미국, 중국의 정치 관계’를 청강했다. 그녀는 초급중국어 수업에서 성조와 일상생활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문장을 배웠다고 한다. 중국어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라 수업을 따라가기 쉬웠다. 그녀는 “전반적으로 강의의 질이 높아 배워 갈 수 있는 것이 많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수업을 마친 후에 친구들과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한 달이라는 시간적 여유 덕에 마음에 드는 관광지의 경우 여러 번 방문할 수 있었다. 또한 관광지의 일부분만 보고 오는 일반 여행과는 달리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구경했다. 최 학우는 “중국 거주민들이 자주 가는 곳도 둘러보면서 진짜 중국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섬머세션에 참여한 외국인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대학교 측에서 만리장성, 자금성 등과 같은 관광지의 경우 단체로 관광할 수 있도록 버스와 가이드를 제공해준 덕이다. 최 학우는 “여러 나라의 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여행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최 학우는 베이징에서 지내며 세계 속의 중국의 힘을 실감했다. 학교에서 동양인은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한 본교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나머지는 흑인이나 서양인이었다. 인민대학교 측은 이번 섬머세션에 유럽 학생이 아시아 학생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수업과 여행에 관해 전반적으로 만족감이 컸지만 식생활 문제 때문에 힘들었다는 그녀. 대부분의 중국 음식에 향신료가 들어가 있는 탓에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날씨가 더운 여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에는 차가운 물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한 점보다는 프로그램을 통해 얻어가는 점이 더 많았기에 그녀에게 중국에서의 생활은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최 학우는 “중국에 가기 전, 말도 안 통하는 타지에서 오랫동안 지낼 생각에 두려움이 생겼다. 하지만 아무 문제없이 다녀오고 나니 오히려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외국어를 못한다고 지원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덧붙여 “한 달이라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자칫하면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다. 중국에서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어 지워나간다면 많은 것을 배워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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