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처음은 언제나 부담과 설렘을 동반한다. 우리에게 ‘처음’은 견디기 힘든 부담이 되다가도, 어느 순간 새로움과 마주할 설렘으로 다가온다. 첫 등교 날 아침, 낯선 환경에 대한 걱정이 새로운 친구를 만날 기대감으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기사를 맡은 날도 그랬다. ‘첫 기사’라는 말에 그날 하루 내 머릿속은 부담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이기에 남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고 싶었고, 나로 인해 신문 전체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싶었다. 밤을 지새우며 기사의 틀을 잡고 초고를 제출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나를 짓누르던 부담감은 내 이름을 단 기사가 세상에 비춰질 거란 설렘으로 변해 있었다.

풋풋했던 수습 시절을 거치고 이제 겨우 두 번째 기사를 쓰던 중, ‘과연 나에게 여전히 설렘이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부족한 글 실력 때문에 많은 이의 손을 거쳐 변해가는 초고를 바라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자신감이 사라져 간다. 수십장의 종이에 쓰여진 첨삭을 기다리는 게 지루하기까지 하다. 이미 이 상황에 익숙해진 나에게 남은 건 부담일 뿐, 처음이 주었던 두근거리는 설렘은 벌써 무색해진 듯하다.

지루함에 지쳐있는 지금 이 순간 필자에게 필요한 것은 처음을 되새기는 것이다. 처음의 기억은 가슴 한 편에 미뤄뒀던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이 주는 설렘은 지친 현재를 이겨낼 원동력이 된다. 모든 것을 지루하게 바라봤던 나를 돌아보게 하고, 익숙함에 무뎌졌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필자처럼 잠시 설렘을 잊고 지쳐있을 수 있다. 새 학기가 시작됐음에도 어느샌가 익숙한 굴레를 걷고 있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만약 설레는 감정을 느껴본 지 오래라면, 오늘 한 번 처음의 순간을 떠올리기 바란다. 새로움을 마주하는 설렘을 기억하자. 당신의 처음은 언제나 설렜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