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에서는 여느 때보다 여성 정치인들의 도전이 눈에 띈다. 대선을 향한 여성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더해질 때마다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짐작케 한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대통령 후보로 직접 거론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영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는 여성이 이미 국가 최고 원수 자리에 오른 바 있다. 100년 전의 여성이라면 정치 원수는 고사하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조차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성이 자유로이 정치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되기까지 각 나라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여성의 참정권 운동은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이었다. 이 운동이 진행된 시기에는 교육권, 재산, 자유와 관련한 법 개정 등을 목표로 한 여성운동도 함께 벌어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참정권 운동은 남성들의 반대에 가장 많이 부딪혀 더디게 진행됐다.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세계 최초로 여성이 참정권을 획득한 나라는 뉴질랜드이다. 1893년까지 뉴질랜드의 여성들은 약 5년간의 청원과 서명운동 끝에 당시 성인여성의 1/3에 해당하는 3만 1천명의 서명을 받아 참정권을 획득했다. 미국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의 시초가 된 1908년 3월 8일 여성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에 탄력을 받아 1920년에 참정권을 인정했다. 참정권 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영국은 1918년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우선적으로 참정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형태의 참정권을 인정한 것은 1928년에 이르러서였다. 우리나라는 광복 직후인 1948년 제헌헌법을 통해 여성들의 참정권을 보장했다.


최초로 참정권을 획득한 지 100여 년이 흐른 지금은 대다수 국가의 여성들이 참정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동 국가여성은 아직도 참정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쿠웨이트는 의회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44년 만인 지난 2005년에 여성의 총선 투표권과 입후보권을 인정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만들 수 있었다.


오랜 세월동안 피땀으로 얻어낸 여성의 참정권. 돌아올 12월에는 이러한 여성들의 노력을 상기하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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