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경험 묻는 행복지수
한국인 평균 59점, 148개국 중 118위
숙명인 58.7점으로 비슷

1학년 67점으로 가장 높아
2학년 48.4점으로 최저치
전공 계열별 차이는 미미

◆ 행복, 세계는 지금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지난 3월 19일(현지시각 기준), 세계 143개국의 행복지수인 ‘긍정경험지수(positive experience index)’를 공개했다. 점수는 긍정적 경험을 묻는 다섯 개의 질문에 ‘예’라고 답하면 20점씩 가산하는 방식으로 집계됐다. 질문은 ▲어제 편히 쉬었는가 ▲어제 하루 존중을 받았는가 ▲어제 많이 미소 짓고 많이 웃었는가 ▲어제 재미난 일을 하거나 배웠는가 ▲어제 즐거운 일이 많았는가로 국민총생산(GNP)과 국내총생산(GDP)등의 경제관련 지표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두고 미국의 법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케네디는 “GNP는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들만 빼고 모든 걸 측정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평균 59점으로 143개국 중 118위에 머물렀다. 이는 전체 평균 점수인 71점에 12점이나 못 미치는 수치로, 중동의 팔레스타인, 아프리카 가봉과 같은 점수다. 가장 행복한 상위권 10개국은 모두 중남미 국가였다. 파라과이가 평균 89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에콰도르, 과테말라, 콜롬비아가 84점으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온두라스, 파나마, 베네수엘라, 코스타리카 등의 국가가 그 뒤를 이었다.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은 각각 75점 66점으로 43위, 83위에 올랐다. 2위를 한 과테말라는 GDP 118위로, 경제 상황과는 다르게 높은 행복지수를 보였다.

◆ 숙명인의 행복을 묻다
이에 본지는 숙명인들의 행복지수를 알아보기 위해 숙명인 580명을 대상으로 20일(수)부터 21일(목)까지 설문을 진행했다. 신뢰수준은 95%, 오차범위는 ±0.18%p, 응답률은 5.4%였다. 질문은 갤럽에서 지정한 다섯 개의 문항과 동일하며, 학년별·계열별(인문사회, 자연과학, 예체능)로 나눠 집계했다.

설문 결과 숙명인의 평균 행복지수는 58.7점으로 한국인의 평균인 59점과 거의 일치했다. 학년별 점수로는 1학년(67점)이 가장 높았고, 3학년(56.4점), 4학년(56점), 2학년(48.4점) 순이었다. 1학년 학우들의 행복지수인 67점은 그 다음으로 높은 3학년보다도 10.6점이 높을 만큼 두드려졌다. 특히 1학년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학우들은 100점 혹은 80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하위권의 점수인 0점과 20점을 기록한 학우들은 224명중 35명으로 응답자의 15%에 그쳤다. 반면 2학년의 행복지수는 48.4점으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1학년과 무려 18.6점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는 3, 4학년의 행복지수와 비교해도 8점 가량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본교 리더십역량개발센터 임상욱 교수는 “1학년은 대학 입시를 끝낸 지 얼마 안 돼 대학 생활에 기대감이 부풀어있는 상태기 때문에 점수가 높은 것”이라며 “2학년의 경우 점차 대학에 입학한 기쁨이 사라지고 1학년 때에 비해 현실을 자각했기 때문에 급격히 점수가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서란(미디어 14) 학우는 “1학년 때는 대학에 입학해 자유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설렘을 가지고 있었으나 2학년인 지금, 전공 수업 및 학회 활동으로 인해 스케줄 관리가 힘들고, 꿈을 찾아가는 주위 친구들의 모습에 열등감과 부담감이 들어 지친다”고 말했다.

행복지수가 낮을 것으로 예상됐던 4학년은 오히려 2학년 학우들보다 7.6점이나 높았다. 4학년의 행복지수가 예상보다 높은 이유에 대해 임 교수는 “저학년보다 미래에 대한 준비가 이뤄져있고, 취업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글로벌 협력 11) 학우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2학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며 “오히려 대학원 진학을 결정한 지금은 미래가 확실해졌고, 대학생활이 익숙해져 전체적으로 더 안정됐다”고 말했다.

한편, 학년별 행복지수에 비해 계열별 행복지수의 경우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인문사회(60.5점), 자연과학(56.5점), 예체능 계열(55.5점) 순으로 행복지수가 높았으나, 그 차이는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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