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주에는 숙명여대의 교육 방송국 SBS의 방송제가 있었다. 매년 숙명여대에서 열리는 수 없이 많은 크고 작은 행사들 중에서 SBS 방송제만큼 학우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이벤트는 많지 않다.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서기도 그러하겠지만, 올해 행사는 유례없이 일찍 매진사례를 기록했다고 한다. 엠마누엘 홀을 꽉 채운 수백 명의 학생들이 영상과 음악의 어우러짐 속에서 마음을 한껏 열고 점잔빼지 않고 잊지 못 할 즐거운 추억과 경험을 만들 수 있었던 행복이 넘치는 소중한 자리였다.

대학이라는 곳이 수업 듣고 과제 제출하고 시험 보는 학원의 기능 뿐 아니라 지성과 감성의 조화로운 성장과 넓고 깊은 인격적 교제를 만들어 가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면, 같이 웃고 즐길 수 있는, 낭만의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아무리 많아도 부족함이 없을 터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숙명여대에 입학해서 두, 세 달을 보낸 새내기들에게 새롭게 경험하는 그들의 대학생활이 어떠한지를 물어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대답이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이런 반응에 대학이 재미로, 놀러 다니는 곳이냐고 되묻는다면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얘기다. 일도 재미있게 놀면서 해야 창의성도 계발되고 뛰어난 성과도 낼 수 있는 법이다. 세계 최고의 IT 기업 구글이 회사를 캠퍼스라 부르고, 직원들이 회사를 즐겁게 노는 것처럼 다닐 수 있게 만들려고 애쓰는 것도 그런 이유다. 기업도 이럴진대, 대학이 재미가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본지는 최근 숙명여대 학생들의 행복지수를 조사했다. 지난 3월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동일한 설문 문항을 이용했다. 갤럽에서 조사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 점수는 100점 만점에 59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지 않은 나라들 중의 하나로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숙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의 평균 행복점수는 안타깝게도 지난 3월에 발표된 조사와 동일한 58.66이었다. 우리나라의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숙명인 들에게도 웃을 일, 재미난 일, 즐거운 일들이 많이 부족함을 알 수 있게 하는 조사 결과다.

이번 주 27일 수요일부터 3일 동안 청파제가 열린다. 축제를 두고 이런 저런 얘기들이 많이 있지만, 축제의 본질은 “함께 놀고 즐기는 것”이다. 축제를 통해 숙명인 들이 조금이라도 더 긍정과 행복의 경험들을 많이 나누기를 기대한다. 축제가 끝나도 그런 경험들은 계속되어야 한다. 즐거운 대학, 행복한 숙명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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