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숙명여자대학교를 다니고 있는가. 5월 22일(금), 본교 창학기념일. 숙명의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필자는 이번 숙대신보 제1297호 창학기념 기획기사를 맡으면서 숙명의 역사를 들여다봤다. 숙명은 한국역사의 흐름과 맥을 같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유신체제, 한국전쟁 등의 수난을 숙명도 함께 겪어왔다. 이렇듯 숙명은 비바람에 흔들렸지만 결코 꺾이지 않았다.

우리의 선배들은 일제에 저항하기 위해 동맹휴학에 동참했고, 유신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북한군에 서울이 점령당해 악기나 책, 실험도구는 물론 서류와 작은 물품마저도 반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적부를 항아리에 넣어 당시 본관 마당에 깊이 묻어둔 채 눈물을 삼키며 선배들은 서울을 떠났다. 부산에 임시학교를 지어, 열악한 환경에서 학문을 이어갔다.

그렇게 이어져온 소중한 숙명이다. 여기서 생각해본다. 앞으로 숙명은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 필자가 예측하건데, 숙명은 계속될 것이다. 여전히 숙명에 비바람은 분다. 본교 부지 소송이 있었고, 작곡과 사태가 논란이 된 적도 있다. 그러나 숙명은 꺾이지 않았다. 비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숙명은 오히려 똘똘 뭉쳤다. ‘캠퍼스 지키기 10만 서명운동’으로 승소해 부지를 지켜냈고, 작곡과 학우들을 위해 숙명은 한 목소리를 냈다.

우리가 지금 몸담고 있는 숙명은 거센 비바람에 맞서 선배들이 지켜낸 학교다. 선배들이 그랬듯, 우리도 어떠한 비바람을 견뎌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자랑스럽고 소중한 숙명의 역사를 기억하자.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뿌리 깊은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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