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화의 세계화를 실감하는 곳이 바로 대학의 캠퍼스이다. 대학의 글로벌화답게 우리 대학생들이 세계 각 지역으로 떠나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문화를 가진 학생들도 오고 있다. 우리대학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봄날의 캠퍼스는 아시아지역(중국, 몽골, 일본, 타이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즈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싱가폴, 미얀마,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필리핀, 터어키), 아프리카지역(모로코,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가나, 나이지리아, 콩고), 중동지역(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서구유럽(미국, 영국, 아일랜드,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러시아), 라틴아메리카지역(브라질) 등 33개국에서 온 학부 및 대학원 258명의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우리 대학에 온 외국학생들은 단지 사람만 온 것이 아니라 자국의 문화도 함께 가지고 온다. 따라서 대학의 캠퍼스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장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3월 현재 체류외국인이 약 180만명에 이르고 있다. 2014년 5월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내국인과 이주민간의 문화공존이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인종과 문화, 민족 간의 우열을 배제하지 않는 문화공존은 여러 위험이 따를 수 있다. 즉 내국인은 이주민을 출신국가의 경제력이나 인종과 민족 등 피부색을 기준으로 서열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단일 민족, 언어 등 하나의 문화 속에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외국인들은 낯선 이방인이다. 현재 우리는 이주민의 문화에 대해 인정하기보다는 피부색, 국가경제력 등으로 서열화하고 우열을 가르는 이중적 시선을 가지고 있다.

라틴어의 디베르수스(diversus)에서 유래한 문화다양성은 다양한 것들의 조화와 공존의 의미만이 아니라 이견 또는 차이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문화공존은 다른 문화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호감이 늘어가는 것이 아니며 다른 민족의 신념, 차이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즉 서로 다른 문화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가 분명하기에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 공존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 미덕, 습관 등 이른바 ‘다문화적 스킬’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발명되는 것이다.

앞으로 외국유학생이 북적이는 대학캠퍼스는 갈등과 긴장이 아닌 다문화적 스킬을 배우는 장으로 거듭나야 하며 이것 또한 다문화사회에서 대학의 책무라고 하겠다. 우리 대학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세스 노라 대학교와 함께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문화가 공존하는 대학 캠퍼스의 문을 우리 대학이 앞서서 열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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