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뭐하면서 먹고 살래” 최근 들었던 말 중 가장 가슴을 찌르는 말이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의 무게를 깨닫고 있다.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대학교 3학년, 나를 포함해 이 집단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생각한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평소와 같이 수업을 듣고 있는 와중에도 어딘가 낯빛이 어둡다. 새내기 시절 강의를 듣는 동안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마냥 즐거웠다. 그러나 대학생활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 강의 내용 중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이내 미간의 주름이 생겨버린다. 생활의 사소한 부분마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우리에게 ‘뒤처짐’이란 정말 무서운 단어기 때문이다.

20세 대학 입학, 20대 중반 대학 졸업 후 취업, 30대 결혼과 육아 등 이러한 삶의 메뉴얼은 우리의 관념 속에 깊이 박혀있다. 너무나 당연한 삶의 단계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오늘도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이에 많은 현대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메뉴얼에 나를 맞춰 간다는 것이다. 한두 해 지나면서 내 앞에 놓인 과제들에 압박을 느끼는 20대 청춘들은 급급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내 삶을 살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건지 되돌아보게 된다. 되돌아보는 와중에도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불안 할지 모르겠다. 결국 애매하게 돌아서는 그대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먼저 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낙심할 필요는 없다. 저마다 달리는 속도는 다르니까. 천천히 걸으면서 이름 모를 작은 꽃을 감상하기도 하고 선선히 부는 바람에 고마워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껴라. 빨리 달리는 사람이 볼 수 없었던 행복들을 걸어가는 사람은 알 수 있다.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릴지는 누군가가 정해 주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의해 정해지는 것도 아니다. 행복의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살다보면 행복의 기준을 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쉬어가는 것을 기억하라. 잠깐의 휴식이 당신이 나아갈 수 있게 힘을 복 돋아 줄 테니까.

취재부장 황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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