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보려고요” 지난 학기에 진행된 에디터 ‘리뷰왕 김리뷰’의 인터뷰 도중 그가 한 말이다. 이 문장은 여전히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김리뷰 에디터를 인터뷰하기 전, 그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떠올렸다. 독특하기로 유명한 에디터였기에, 그에 버금가는 참신한 질문을 건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하지만 수정하고 보완할수록 질문은 엉망이 됐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기를 반복했다. 힘겹게 만든 질문지를 들고 그를 만났다.

인터뷰를 마친 후,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흘러가게 두세요’였기 때문이다. 지난 1년, 신문사, 교내행사,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학점까지 신경 써야 했으니 누구보다 바쁘고, 열심히 지냈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인터뷰 전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날까지만 해도 최선을 다했는데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라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말이 끊임없이 머리 속을 맴돌았고, 지난 1학년 생활을 되돌아보게 됐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바쁘게 지내는 학우들을 보면 뒤쳐지는 것 같아 괜히 불안해 잠 못 이루는 날들이 있었다. 또, 남과 나를 비교하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이런 생활은 나를 지치게 만들었고, 바쁜 생활을 내려놓고 잠시 쉬어갈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게 됐다.

오늘날 대학생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로 인해 20대는 대학생활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스펙 쌓기에 열중한다. 이제 20대를 청춘(靑春)이라 부르는 것은 옛말일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바쁘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려는 20대. 이제는 불안감을 잠시 내려놓고 청춘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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