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우리 예술가]

재미있는 일이라면 누구도 그녀를 막을 순 없다. 올해로 25살인 그녀는 평범한 대학생들과 다른 길
을 걸어왔다. 항상 새롭고 재미있는 일을 찾던 그녀는 어느새 한국 유튜브 채널에서 ‘성형 메이크
업’‘아이돌 메이크업’ 등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유명하다. 특이한 아이디어와 솔직한 멘트로 특별한
1인 크리에이터, ‘씬님’(본명 박수혜·25)을 만났다.

 

◆ 취미에서 미래를 발견하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부모님의 의견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고집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도 평범한 대학생들처럼 열심히 공부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언제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씬님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학창 시절, 일본 만화에 빠진 그녀의 취미는 코스프레였다. 좋아하는 만화나 영화의 캐릭터로 분장하기 위해 그녀는 초록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깔의 가발과 의상을 준비했다. 무엇보다도 의상과 머리 색깔에 맞는 캐릭터 메이크업을 하 면서 처음 화장품을 사용하게 됐다. 그 녀는 처음 사용한 화장품을 아직도 기억한다. “지금은 절판된 디올(Dior)사의 어 머니 화장품이었어요. 어머니가 사용하 지 않아 구석에 있던 제품을 찾아서 발랐죠”

 

만화를 좋아해 만화가가 되고 싶었던 그녀는 미대로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어릴 적부터 그녀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고등학생 시절 그녀는 ‘자신의 인 생에서 마지막이 될 공부’를 한다는 생 각으로 공부했고, 그 결과 중앙대학교 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에서 새로운 취미를 발견한 후 만화가라 는 막연한 꿈은 더 이상 그녀에게 충분한 원동력이 되지못했다. 새로운 취미는 바로 블로그에 일기를 쓰거나 사진을 올리며 일상 생활을 담는 것이었다. “어느 날,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죠. 그런 저를 보던 아버지가 취업 준비나 하라며 한심해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취업 준비보다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재미있는 일을 꾸준히 찾던 그녀는 문득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 취미였던 캐릭터 메이크업을 이용한 메이크업 튜토리얼(Tutorial)들을 올렸다. 일상에서 유용할 수 있는 다양 한 ‘성형메이크업’ 팁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그러던 그녀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그녀의 〈씬님의 코스메틱 싸이코 메트리〉 블로그 뷰티 게시물을 눈 여겨 본 한 케이블 방송국 제작진은 2011년 그녀에게 방송 출연을 제의한 것이다. 평소 재미있고 새로운 일을 찾던 그녀 는 방송에 출연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첫 방송 출연 이후 그녀는 “성형 메이크 업”의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Onstyle’ ‘SBS 스타킹’ ‘tvn 화성인X파일’ 등 여 러 방송에서도 출연을 하게 됐다.

 

올해 초, 그녀는 유튜브 뷰티 채널 <ssin씬님>을 시작했다. 현재 그녀는 블 로그와 다양한 SNS 활동을 하고 있지 만 그 중에서도 유튜브 채널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을 벌 수 있 기 때문’이다. 블로그 운영으로 큰 수입 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유튜브 채널의 경우 광고와 조회수 등 여러 수단으로 돈 을 벌 수 있다. 그래서 올해 초 많은 블 로거들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씬님도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넘어온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올해 초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그녀는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단순히 좋아하는 취미였어요. 하지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휴학하고 컨텐츠 개발에 계속 집중하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 메이크업은 완벽한 코스프레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면 이제 그녀에게 메이크업은 영상과 컨텐츠의 한 소재로, 돈을 벌 수 있는 아티스트로 자리잡게 해줬다.

 

◆ 하나를 만들어도 기억에 남는 것을

그녀의 채널 재생목록에서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재생목록 중에서 유명인을 따라한 캐릭터 메이크업 튜토리얼 중 ‘말레피센트 메이크업’ ‘엘사 메이크 업’ 등이 대표적이다. 유명 개그맨 이국 주를 모델로 얼굴 작아 보이는 메이크업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유튜브 채널에 올려진 동영상들은 모두 그녀가 직접 기획, 감독, 모델, 편집한다. 동영상을 기획할 때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재미있고 솔 직한 동영상 제작’이다. 무엇보다도 구독자의 입장에서 어떤 동영상이 재미있 을지 그녀는 고민한다.

 

동영상에 대한 아이디어는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카페에서 친구와 서로의 화장품 파우치 를 살펴보다가 친구의 파우치에 어떤 화 장품이 들어있는지 소개하는 동영상을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니년의파우치를열어라>라는 시리즈 가 나왔다.

 

또 다른 시리즈 <갑오브갑>도 마찬가지다. 처음 화장품을 살 때 어떤 제품을 살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파운데이션 의 경우, 크림 타입, 리퀴드 타입, 고체 타입 등 너무나도 다양하다. “저도 20살 에 처음으로 화장품을 샀는데 어떤 제품 이 좋은지, 어떤 제품이 맞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인터넷에 올라온 다양한 후기를 참고했어요” 제품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그 녀는 <갑오브갑> 시리즈를 생각했다. < 갑오브갑>은 화장품 종류별로 10개 이상 의 회사 제품을 직접 발라보면서 동영상 에서 솔직한 후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동영상들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갑오브갑: 파운데이션>편은 토니모 리, 이니스프리, 미샤 등 다양한 회사의 파운데이션을 직접 발라보고 솔직한 후 기를 담은 영상이다. 동영상에서 발림성, 커버력, 다크닝, 수분감 등 제품의 다양 한 특징들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피부에 바른다. 발림성이 안 좋은 제품의 경우 에 대해선 솔직하게 말한다. 그녀는 제 품에 대한 거짓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간혹 기업에서 협찬을 해준다는 빌미로 거짓된 후기를 요구해요. 저는 이런 무리한 요청이 제 콘텐츠의 질을 떨어뜨린 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는 일은 다분히 상업적인 소재가 많이 들어가서 이에 대 해 고민을 많이 해요. 그래서 협찬이면 협찬이라 솔직하게 얘기하고 광고이면 ‘이 동영상은 광고입니다’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면서 시작해요. 그래야 보는 사람 들도 재밌고 믿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녀는 지금도 <갑오브갑> 시리즈의 모든 화장품은 자비로 구입한다.

 

그녀는 뷰티 엔터테이너라는 직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각 나라의 화장품을 사고 싶어요. 그리고 그 나라에서는 어떤 화 장이 유행하는지, 우리나라 화장품과 비 교해 어떻게 다른지 알리고 싶어요. 제 유튜브 채널이 단순히 뷰티 채널에서 멈 추지 않고 건강, 패션, 고양이 기르기, 물고기 기르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룰 수 있는 채널로 발전했으면 해요” 그녀 는 스튜디오라는 한정적인 자리에 머무 르는 뷰티 엔터테이너가 아닌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새로운 뷰티 문화를 체험하 는 ‘씬님’이 되고 싶다. 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다.

 

◆ 씬님, 그녀는 새로운 아티스트

현재 그녀는 CJ E&M과 파트너로 CJ E&M Creator Group에서 ‘1인 콘텐 츠 제작자’로 일하고 있다. CJ E&M Creator Group은 SNS에서 열심히 활 동하는 예술가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녀는 자신을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자신을 1인 크리에이터 (Creator)라 소개한다. 다양한 소재를 이 용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예술가로 그 다양한 소재 중 하나가 바로 메이크업이다.

 

아티스트는 자기 멋에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틀에 맞추기보다는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 그런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아티스트 죠” 그녀는 5년 혹은 10년 뒤 ‘씬님’이 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씬님이라 고 하면 솔직하고 털털하고 엽기적인 여자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녀 는 오늘도 새롭고 재미있는 영상을 위해 여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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