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14 갑오년이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숙대신보도 이번 1290호가 올해의 마지막 발행이다. 2월 10일자 1270호가 올해 첫 발행이었는데 어느덧 21번째가 되었다. 올해 첫 숙대신보 1면을 보니 본교의 부지소송 승소 기사가 있다. 다사다난의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그래도 기쁜 소식이 올해의 첫 소식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별 이유 없이 흐뭇하다. 같은 1면에는 비상대책위 총학생회 대행 업무 기사도 있었다. 46대 총학생회 구성이 무산되어 비상대책위가 구성된 것인데,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이번 호 1면에는 벌써 47대 총학생회 당선 기사가 실려 있다. 46대 총학 임기가 그 사이에 지나간 것이다. 참으로 빠르다.

3월 3일 발간된 1271호에는 국내대학 최초 MOOC 도입 기사가 실려 있고 3월 24일에는 본교 재단 법인부담금 논란 기사가 탑으로 올라와 있다. 좋은 일도 있고 언짢은 소식도 있다. 그게 우리네 사는 세상이다. 3월31일 1274호의 1면에는 46대 총학생회 당선, 기숙사 인근 여성 안심귀갓길 설정, 숙명 커뮤니티 사이트 개편 등의 기사가 보인다. 숙대신보는 숙명의 새로운 변화를 쉬지 않고 알리고 있다. 4월14일 신문에는 대학정원 축소와 대학구조개혁에 관한 기사가 있다. 학제개편 관련 이슈는 이후 5월 12일, 5월 26일, 6월 2일 그리고 9월 1일 자 신문까지 모두 다섯 호에 걸쳐 다루어졌다. 학교의 제도와 구조를 바꾸는 문제이니 만큼 올 한해 숙명 공동체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슈였고 그 만큼 빈번히 신보 지면을 장식했다.

가을학기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15일자 숙대신보 신문 1면에는 매우 가슴 아픈 사진하나가 크게 실렸다. ‘숙명여대 작곡과 학생인 것이 수치스럽습니다’ 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학생들의 사진이다. 신보는 1면 전체를 관련기사로 다루었고 교내에 배포된 신문은 이틀이 지나지 않아 동이 나 버렸다. 올해 숙명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읽은 기사였다.

사진으로 말하면, 하얀 변기를 가득 채운 시커먼 홍합 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9월 29일자 1면 사진으로, 축제 기간 중 누군가에 의해 버려진 양심을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고발하고 있다. 사회적 고발은 언론의 첫 번째 책무다. 신보의 관심은 교내이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9월 22일자 신문에는 기획 기사로 화상경마장 이전을 촉구하는 용산 주민 문제 현장 르포도 실려 있다.

올해 발행된 숙대신보를 하나하나 되짚어 읽어보니 한 해 동안 우리가 겪은 기쁨과 분노, 변화와 갈등, 기원과 반성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숙명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숙대신보 본연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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