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점심, 저녁의 세 끼니를 뜻하는 ‘삼시 세 끼’는 옛 말이 됐다. 바쁜 현대인들에게끼니를 챙겨먹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본교 학우들도 끼니를 거르거나 커피 한 잔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다반사다. 이러한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에 맞춰 우리의 식단도 달라지고 있다. 어느새 김밥, 우유 등 간편식이 우리의 끼니로 자리 잡았고, 간편식은 날이 갈수록 더 간편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물만 부으면 요거트가 되는 제품부터 전자레인지에 잠깐 돌리면 완성되는 소고기필라프까지, 요즘 뜨는 간편식들을 모아봤다.

# 학교생활을 하며 3개의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A학우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아리 활동과 수업 과제로 인해 지난주는 일주일 내내 밤 12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따뜻한 아침밥을 포기하고 집을 나선 A학우는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구입한 후 학교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점심도 아침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유롭게 밥 먹을 시간이 없어 주먹밥과 과일주스로 때운다. 주로 길을 가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편이다. 주먹밥이 질린다는 A학우는 오늘도 어쩔 수 없이 주먹밥을 먹는다.

◆ 간편식, 본교 학우들의 끼니 해결법
김정수(산업디자인 13) 학우는 바쁠 때마다 학교 앞에서 파는 김밥, 밥버거로 끼니를 때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스턴트 음식보다 건강하다는 생각에 김밥류를 찾는다. 하지만 김 학우는 “자꾸 먹다보니 질릴 때도 있고 하루 필수 영양소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본교 앞에서 17개월 동안 장사를 해온 봉구스 밥버거의 매니저는 “하루 평균 400건 정도 주문을 받는다”며 “손님의 80%는 밥버거를 포장해간다”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유나 삼각김밥도 학우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다. 미니스톱 숙명여대점 이경희 점장은 “하루 평균 삼각김밥은 80개, 유제품은 120개 정도 팔린다”며 “학생들이 주로 유제품, 컵라면, 초콜릿을 많이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간편하게 사 먹는 대신 집에서 간단한 간식을 가져오는 학우도 있다. 본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조아라(24) 학우에게 고구마는 건강을 생각해 챙겨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다. 조 학우는 “고구마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전날 미리 쪄야 해서 시간이 걸리는 불편함이 있다”라고 말했다.

◆ 더 다양하고, 더 간편해지는 간편식

 

최근 간편식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더 간편하고, 더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편의점업체 CU가 최근 3년간 간편식 매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년 전 주먹밥 매출의 98%를 차지하던 삼각김밥의 매출은 지난해 83.1%, 올해 68.0%로 크게 줄었다. 대신 용기가 편리하고, 토핑이 다양한 ‘프리미엄 김밥’의 매출 비중은 2012년 5.7%에서 올해 22.0%로 4배가량 늘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기업들은 기존의 뻔한 간편식들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새로운 간편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말형 간편식은 여러 간편식들 중 두드러진다. 물이나 우유가 든 흔들컵에 각종 곡물, 야채, 과일을 잘게 간 분말을 타먹는 ‘아침대용선식’부터 스프분말이 담긴 컵에 뜨거운 물만 붓고 저어주면 되는 ‘컵스프’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최근에는 분말 요거트에 물만 부으면 즉석에서 요거트가 완성되는 ‘요거트’ 제품, 그래놀라가 압착된 누룽지에 우유나 두유를 부으면 누룽지와 유사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누룽지’ 제품도 출시됐다. 요거트 분말제품을 먹어본 적이 있다는 김민영(시각영상디자인 13) 학우는 “크랜베리, 해바라기씨 등 다양한 견과류가 들어있어서 건강에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끈적거리는 식감이 독특했다”라고 말했다.

 

분말형 간편식과 함께 완제품 간편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분말형 간편식이 물에 타 먹어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면 완제품 간편식은 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편리하다. 1인용 소포장으로 판매되는 ‘떠먹는 두부’ 제품은 간장소스를 별도로 제공하기도 하고, 블루베리, 키위 등 맛도 다양하다. 휴대 용기에 100g씩 소량 포장된 ‘샐러드’ 제품은 옥수수, 감자, 단호박 등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2천 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멕시코 전통 음식인 브리또를 전자레인지에 30초 데우면 먹을 수 있는 ‘브리또’ 제품도 출시됐다.

GS25 숙명여대점 점장은 “간편식은 떠먹는 두부, 샐러드, 브리또 순으로 출시됐다. 매일 꾸준히 판매되는 것을 보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 건강까지 생각하는 간편식

▲ 본교 앞 편의점 GS25와 왓슨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간편식들

바쁘더라도 쌀밥을 챙겨 먹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쌀로 만든 간편식도 인기다. 과일맛의 죽을 튜브형 팩에 소포장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과일죽’도 등장했고, 밥이 담긴 컵 용기를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데워 김치볶음밥, 소불고기필라프 등을 먹을 수 있는 ‘즉석밥’도 있다. 과일죽을 먹어본 이예린(미디어 13) 학우는 “생각보다 죽 같지 않고 걸쭉한 생과일주스의 느낌이다. 쌀이 들어갔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평소 즉석밥을 즐겨먹는다는 김지인(경영 10) 학우는 “자취를 하는데 평소 바쁘다보니 밥을 지어 먹기 힘들다. 즉석밥은 조리가 간단하고 빨리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야채를 소량 포장한 간편식도 있다. 각종 야채가 한 팩에 담겨있어 전자레인지에 3분간 돌리면 찜통에서 찐 야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도 출시됐고, 스틱모양으로 절단한 당근과 샐러리가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담겨있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본교 전통문화예술대학원 진소연 교수(전통식생활문화전공)는 “요즘 커피 한 잔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밥을 굶는 학생들이 많은데, 간편식은 이러한 학생들에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자취하는 학생들의 경우, 간편식이 양도 적당하고 먹기 편리하기 때문에 끼니를 챙기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간편식은 주로 맛이 자극적이거나 짠 편이기 때문에 첨가되는 스프의 양을 줄이거나 우유, 과일 등 다른 식품들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진 교수는 “잡곡이 섞인 즉석밥을 국 대신 따뜻한 차와 함께 먹으면 더욱 간편하고 건강한 식사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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