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의 명성을 이어온 숙대신보. 숙대신보는 오랜 시간 학우들의 소식통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왔다. 큐피트의 화살처럼 사랑을 전하는 소식통으로 시작돼, 학우들의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냉철하게 학내 사안을 비판하는 화살촉의 역할도 도맡아 하고 있다. 기둥처럼 숙대신보를 지탱하고 있는 편집장의 눈으로 바라본 숙대신보. 전·현직 편집장이 들려주는 숙대신보 이야기, 지금 만나보자.

◆ 숙대신보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최윤정 전 편집장(이하 최집장): 저는 숙대신보 제79기 편집장 겸 문화부장을 맡았던 최윤정입니다.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총 5학기 동안 숙대신보 기자로 활동했어요.

오진화 현 편집장(이하 오집장): 저는 현재 숙대신보 제85기 편집장 겸 여성부장을 맡고 있는 오진화라고 합니다. 2013년 3월부터 기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당시 숙대신보사의 분위기는 어땠나

최집장: 제가 활동할 때는 거의 매주 금요일에 마감을 위해 밤을 샜어요. 보통 마감은 금요일에 시작해서 토요일 오후에 끝났어요. 한 번은 창간특집호로 16면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마감 작업을 토요일 저녁까지 했죠. 마무리하면서 무한도전을 봤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 학교와의 관계는 어땠나

최집장: 신문을 만들 때는 최대한 사실 위주의 기사를 작성했어요. 기사 내용에 온전하게 사실만을 담았기 때문에 학교 측의 문제를 지적하는 기사를 쓸 때도 학교와의 마찰이 많지는 않았어요. 주간 교수님과 간혹 의견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간섭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많이 이끌어 주셨죠.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조건 교수님의 의견만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탁구 경기처럼 서로 조언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 숙대신보가 타 학보사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오집장: 여성부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요. 여성부라고 해서 여성의 이야기만 담는 것이 아니라 여성 운동과 맥을 같이 해온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슈를 담는 기사를 쓰기 때문에 더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중앙일보와 같은 외부업체에 디자인 편집을 맡기는 학보사들도 있어요. 하지만 숙대신보는 데스크가 직접 지면을 디자인하죠. 가독성을 높이고 기사가 돋보이도록 직접 편집해요. 독자들을 배려하는 노력이 담긴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 최근 숙대신보와 이전의 숙대신보와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

오집장: 가장 크게 바뀐 점은 지면 수예요. 지난 학기부터 지면 수가 12면에서 8면으로 줄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기사의 질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면 수가 줄어든 만큼 더 많은 인력을 투자해 보다 심층적인 취재도 할 수 있게 됐어요.

또한 기획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서간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지고 있어요. 또한 기획기사를 통해 기자가 관심 있는 분야나 학생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이슈를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것 같아요.

최집장: 지난 학기에 숙대신보 독자위원인 옴부즈맨을 하면서 신문을 자주 읽었었는데, 전반적으로 신문이 잡지 형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활동할 때는 신문의 형식을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생각 했었거든요. 지금은 신선한 아이템을 많이 다루면서 학우들과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아요. 하지만 흥미로운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깊이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 편집장이 됐을 때의 기분이나 편집장이 되면서 했던 다짐이 있나

최집장: 학보사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학보가 학우들이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바꾸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그래서 학우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학생 자치 활동을 활성화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죠. 취재면 ‘실태점검’이라는 코너에서 동아리나 리더십그룹 여건에 대해 다룬 적도 있었고 사람면에 ‘동아리방 똑똑똑’이라는 코너를 만들었던 기억도 나네요.

학우들이 숙대신보를 더 많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도 컸어요. 예전에는 위치가 고정된 철제 가판대만 있었죠. 그런데 철제 가판대가 눈에 잘 띄지 않아 학우들이 신문을 가져가는데 불편을 겪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볍고 이동이 용이한 파란 가판대를 새로 구입했었죠.

오집장: 처음 편집장이 됐을 때에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던 것 같아요. 15명이나 되는 기자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또 편집장으로서 저의 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이 들더라고요. 편집장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현상이나 학내사안을 바라봐야 하는데 저는 그게 좀 부족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기자로 활동하면서 썼던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다면

최집장: 고생을 하면서 썼던 기사가 아무래도 기억에 남아요. 재작년 언론사 3사가 총파업을 했을 때 후배와 파업 콘서트를 취재하러 간 적이 있어요. 폭우가 쏟아지는데 사람들이 많다보니까 우산도 쓸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자정이 될 때까지 비를 맞으면서 취재를 했어요. 힘들었던 만큼 기사각 생동감 있게 잘 나와서 좋았어요.

오집장: 정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취재 기사를 썼었는데, 취재원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항의 전화가 왔어요.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사를 작성하려고 했지만 그 분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거죠. 아무리 짧은 분량의 기사라도 여러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그 때 실감했어요.

◆ 숙대신보 기자가 가져야할 자세나 자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집장: 일반적인 학내 이슈는 굳이 학보를 읽지 않아도 교내 커뮤니티에서 충분히 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신문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 커뮤니티 내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까지 심층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학보사 기자가 일반 학우들보다 학내 사안에 접근성이 크기 때문에 학우들이 얻기 어려운 정보를 취재해서 전하는 것이 학보사 기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또,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알려진 이야기를 다루기보다는 새로운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이미 다뤄진 이야기라도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접근하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전달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오집장: 기사를 쓸 때는 먼저 독자들을 배려하는 게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취재를 하면서 얻은 정보를 독자들이 읽기 쉽게 풀어써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숙대신보의 역할인 거 같아요. 그래서 후배들의 기사를 수정해 줄 때도 그런 점을 중요시하죠. 기사를 퇴고해주거나 마감을 하는 것보다 오히려 아이템을 선정할 때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아이템이나 취재가 부족하다면 그만큼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없으니까요.

◆ 숙대신보가 독자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오집장: 콘텐츠를 더 풍부하게 하고 질 높은 기사를 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학우들이 관심은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정보를 심층적으로 보도해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요. 학우들이 관심이 없더라도 대학생들이 현재 알아야만 하는 점을 저희가 상기시켜주는 그런 역할도 했으면 좋겠어요.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이 홍보라고 생각해요. 소비가 안 되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숙대신보 마스코트를 만들고 직접 신문을 학우들에게 나눠주는 손 배포행사를 기획하고 있어요.

◆ 지면신문이 없어지는 추세에 교내에서 숙대신보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오집장: 종이신문의 위기라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학우들에게 숙대신보를 꼭 읽으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숙대신보가 ‘커피’ 같은 존재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 여대생들은 커피를 자주 마시고 좋아하잖아요. 밥을 먹고 나서 습관적으로 커피를 한 잔씩 마시는 것처럼 심심할 때 휴대폰 대신 숙대신보 한 부를 챙겨가서 읽을거리를 찾아봤으면 좋겠어요. 또 커피를 마시면서 서로 대화를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숙명인들이 기사를 읽고 서로의 생각을 교류할 수 있었으면 해요. 숙대신보가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는 매개체가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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