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25시]

올해 5급 공무원 공채에 13,700명이 몰렸다. 무려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4년 통계청의 직업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취업 준비생의 1/3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길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경기 불황으로 인해 직업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취재를 위해 노량진 학원가를 찾았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대형 학원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고 거리에는 온종일 고시생들로 넘쳐났다. 고시촌 주변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의 말에 따르면 노량진 고시촌의 대부분에 고시생들이 거주하고 있었다. 꼭두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노량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들. 미래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청춘을 바치고 있는 그들을 보니 안타까웠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물론 투철한 직업의식을 갖고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무원 시험 공부를 시작하기 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자신이 진심으로 원해서 이 공부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런 생각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며 남은 인생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자.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우리들은 각기 다른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각자가 어렸을 때부터 키워왔던 꿈만큼이나 가지고 있는 재능도 달랐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다양했던 꿈들이 현실의 벽에 가로막혔다. 획일화돼 버린 꿈들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안정성만을 보고 택한 직업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국가적 차원에서도 손해다. 낮은 업무 효율성으로 인해 필요이상의 시간과 인력을 사용하는 것은 낭비다. 만약 적성에 맞는 직업을 택했더라면 더 유용한 인적자원으로 활용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한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미리 포기하기보다는 일단 도전해보자. 그 뒤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포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아직 우리는 이팔청춘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일을 찾는데 최적의 시기가 아닌가. 최대한 많은 경험을 통해 어떤 일이 나에게 맞는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아직도 안정성과 행복 두 가지를 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윌리엄 클라크’ 박사가 남긴 유명한 말을 해주고 싶다. Boys be ambit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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